경북닥터헬기 출범 8년…지구 7바퀴 돌며 2492회 임무완수

중증외상 27%, 응급뇌질환 23%…"중증응급환자 골든타임 지킨다"
전문의 탑승, 응급장비·약품 탑재 '하늘을 나는 응급실'

안동병원이 운용하는 경북 닥터헬기가 출범 8년을 맞았다. '하늘을 날으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는 중증 응급환자들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생명을 지켜가고 있다. 안동병원 제공

지난 7월1일 오후 1시 8분. 경북 문경의 한 병원에서 긴급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의식을 잃은 환자의 응급 뇌혈관 치료가 필요하다는 요청이었다.

안동병원 항공의료팀 김정운(응급의학과 전문의) 과장은 이륙 14분여 만에 문경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환자 후송에 나섰다.

'하늘을 날으는 응급실'인 닥터헬기 내 의료진들은 혈전용해제 치료를 유지하며 산소치료를 시행하는 동시에 안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응급 뇌혈관 조영술 준비를 요청했다.

환자는 도착 즉시 뇌혈관 조영술 치료를 받고 응급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중증응급환자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2013년 7월 4일 임무를 시작한 경북 닥터헬기가 지난 4일 출범 8주년을 맞았다.

경북닥터헬기는 8년 동안 하루 평균 100km의 경북 하늘을 날며 응급환자의 이송과 치료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구둘레 4만km를 7바퀴 돌고 남는 거리다. 헬기기종도 한차례 변경됐다.

경북닥터헬기는 지난 8년 동안 모두 3천379회 요청을 받아 2천658회 출동했다. 이 가운데 2천492회 임무를 성공했고, 166회는 운항 도중 갑작스런 기상변화와 환자 상태변화 등으로 임무를 중단했다.

한차례 출동해 2명의 환자를 동시에 이송한 경우도 6회다. 하루 최다 출동은 2019년 5월3일로 6회 출동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닥터헬기를 이용한 환자는 중증외상 환자가 681명(27.3%)으로 가장 많았고, 뇌질환 561명(22.5%), 심장질환 368명(14.7%), 호흡곤란, 임산부 등 기타환자가 888명(35.5%)을 차지했다.

조기출산으로 신생아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이동하던 중 승용차에서 양수가 터져 위험에 빠진 임산부와 신생아를 긴급 이송해 두 생명과 한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도 했다.

예초기 칼날이 대동맥을 뚫고 심장에 박힌 초응급 상황에도 골든타임에 이송과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신축공사장에서 추락해 철근이 몸이 박힌 채 이송하는 등 1분1초 생사의 갈림길에서 119와 지역병의원, 닥터헬기와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은 기적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안동병원이 운용하는 경북 닥터헬기가 출범 8년을 맞았다. '하늘을 날으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는 중증 응급환자들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생명을 지켜가고 있다. 안동병원 제공

지역별로는 영주 557건(22.4%), 문경 325건(13.0%), 봉화 308건(12.4%), 울진 249건(10.0%), 청송 239건(9.6%), 영양 231건(9.3%), 의성 208건(8.3%), 예천 174건(7.0%), 상주 83건(3.3%) 순이었다.

이 밖에 영덕, 구미, 칠곡, 포항, 영천, 성주 등 경북전역과 대구, 강원 태백, 충북 단양 등에서도 임무를 수행했다.

닥터헬기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탑승해 응급현장으로 날아간다.

12유도 심전도기, 효소측정기, 환자활력측정모니터 등 응급장비와 30여가지 응급의약품을 갖춰 약물투여와 전문 처치가 가능해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린다.

안동병원이 운영하는 경북닥터헬기는 의료팀 18명(응급의학과 의사, 응급구조사, 간호사)과 운항팀 15명 (조종사, 운항관리사, 정비사, 지원요원) 등 30여명 이상 근무한다.

안동병원 관계자는 "닥터헬기는 신속한 이송 뿐 아니라 응급의학과 의사의 초기판단으로 환자의 진단과 치료계획이 먼저 세워지고, 병원도착 즉시 전문 과목별로 의료진이 전문검사와 처치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며 "보건복지부와 경상북도 지원으로 운영되는 닥터헬기 이송비용은 무료"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