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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 vs 이대녀] '기회 평등' 얻고싶은 20대 여성들 "불공정에 눈물"

[창간 특집] "이준석, 남성들만 대변해 부정적…박성민, 노력하면 생각 변할 수도"
"대구·지방대·여자…취업 어려워, 지역·여성 할당제 반드시 이뤄야"

매일신문이 지난달 28~29일 이틀간 대구 중구 중앙로 일대에서 대구에 사는 20대 여성 5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 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했다. 우선 정치 성향부터 물었다. 66%는 중도라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20%가 진보로 나타났고, 이어 14%가 보수였다.

◆정부에 비판적…그러나 보수는 아냐

정치권에서 '이대남'을 등에 업고 '이준석 돌풍'이 이는 현상과 관련,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1~10점으로 물었더니, 평균 '3.8점'이 나왔다. 또, 최근 논란이 된 박성민 청년비서관이 청와대에 발탁된 데 대해 '수긍하는 정도'를 물은 질문에는 '3.9'점으로, 모두 저조하게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성민 청년비서관. 매일신문 DB, 연합뉴스

김아현(28·여) 씨는 "20대 청년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닿는다는 점에서 '이준석 돌풍'은 괜찮아 보인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꼭 남성의 목소리만 대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비서관이 발탁된 데 정모(23·여) 씨는 "물론, 박성민 비서관이 발탁된 데 채용절차의 문제는 없었지만, 대학생이 1급 정도의 노력을 쌓아왔는지는 의문이고, 박탈감이 느껴진다"면서도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여성·지역 등 할당제 필요

이준석 대표가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며 내세운 할당제 폐지론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구 이대녀에게 물었더니, 여성이든 지역이든 할당제가 지금은 존재해야 한다고 보는 쪽으로 기울었다.

"서울에 있는 회사 면접을 보면, 연고지에 대한 질문을 항상 받아요. 대구에 살면서 대학교까지 대구 소재면 아무래도 더 불리한데, 여기에 '여자'라는 점까지 겹치니 최종까지 올라도 결국 합격선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대구엔 큰 기업이 없어 20대 대구 여성은 특히 서비스직에 대부분 종사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서비스직까지 큰 타격을 입으면서 '대구 20대 여성'은 요즘 정말 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모 씨·26·여)

우선, 여성 등 '성별 할당제'가 사회에 필요한 정도를 물은 질문에는 '6.4점'으로 비교적 높았다.

이모(25·여) 씨는 "최근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에서도 그렇듯, 우리 사회에선 '여성은 군대를 가지 않아서 월급을 적게 받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애초에 '남성만 군대를 갈 수 있게 정책을 정한 것'도 남성 엘리트 집단일 텐데, 왜 20대 여성이 그에 따른 죄책감·불평등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페미니즘으로 남성들의 위기감·불편을 느낄 정도의 시대가 왔어도, 여성은 사회에서 차별 대우를 여전히 받는다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기존의 '공정'이라는 가치가 이미 출발에서부터 공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절차의 공정을 말하고 있다"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즉 젠더위계사회인 상황에서 '공정'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공기관·공기업에서의 지역인재 등 지역 할당제가 필요한 정도를 물은 질문에는 '7.1점'으로 여성 할당제보다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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