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GV(guest visit)' 혹은 '관객과의 대화'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감독이나 배우, 영화 관계자 등 게스트를 초청해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관객들과 질의응답도 주고받는 행사를 말한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가 '저 장면은 무슨 의미일까?', '감독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궁금증을 가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GV는 이 궁금증을 감독과 배우가 직접 해결해주는 소통의 시간이다.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해설부터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GV는 관객들의 영화 감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거기에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설렘은 덤이다.
하지만 극장에서 GV를 진행하다 보면 불편한 질문으로 분위기를 망치는 관객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일명 'GV 빌런'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만행은 영화의 경험을 풍성하게 할 GV를 불쾌한 기억으로 만들기도 한다. 오죽하면 '빌런(악당)'이라고 불리겠는가.
관객으로서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나 질문자에게도 예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모두가 즐거운 GV가 되기 위해 기억해두면 좋을 만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해볼까 한다.
우선 영화 평론이나 비평은 삼가는 것이 좋다. 가끔 자신의 영화 지식을 자랑하며 영화에 대한 평론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감독에게 이렇게 만드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훈수를 두기도 한다. 질문자는 자기가 멋있게 보일 줄 알겠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민망함으로 숨고 싶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GV는 대화를 주고받는 자리이다. 짧은 감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질문자의 역할은 질문을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주제를 벗어난 질문은 삼가는 것이 좋다. GV는 막 상영된 영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다. 다른 영화에 대한 질문이나 영화와 관련 없는 사생활에 대한 질문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감독과 배우를 초청한 한 GV에서 질문자가 배우의 팬이었던지 배우의 전작들에 대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질문을 받은 배우도 당황하고 감독도 머쓱해했던 기억이 있다.
온라인 채팅방을 활용하면 좋다. 코로나19 이후 GV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 열리는 대부분의 GV에서는 객석으로 마이크를 돌리면서 질문을 받는 대신 온라인 채팅방을 개설해 영화에 대한 감상이나 질문을 받고 있다. 손을 들고 질문하기 꺼려지거나 질문이 말로 잘 정리가 안 된다면 채팅방을 이용해보자. 채팅방은 익명성이 보장되기도 하고, 질문을 글로 쓰다 보면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영화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래서 불만을 표현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GV는 말 그대로 게스트를 초대하는 자리이고 서로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특별한 이벤트다. 잠시 불만은 내려놓고 손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다면 누구도 'GV 빌런'이 되지 않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