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창(學窓)'은 '배움의 창가'란 뜻이다. 교실이나 학교를 이를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은 불가(佛家)에서 나온 말이다. '모든 인연은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 '기회와 때가 올 때 일이 이뤄진다'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산하 대구교육박물관(관장 김정학)이 개관 3주년을 기념해 여는 특별 기획 사진 전시회에 붙은 이름이 '학창, 시절인연'이다.
학창시절 추억은 각자에겐 아련했던 기억일 테다. 거기에 그치는 게 아니다. 그런 추억들은 모여 그 지역 역사가 된다. 이번 전시회는 과거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 10월 17일까지 열리는 만큼 여름방학을 즈음해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전시회를 간략하게 지상 중계한다.

◆대구교육박물관 개관 3주년 기념 전시회

대구교육박물관은 2018년 6월 15일 옛 대동초등학교 자리(대구시 북구 대동로1길 40)에서 문을 열었다. 전시실 5개와 체험실 7개, 문화관과 체험관을 갖췄다. 이곳이 내건 기치는 '마음이 통하는 교육 콘텐츠의 탄생'. 그동안 다양한 학술행사, 체험학습행사, 문화행사를 열며 지역 교육계에 녹아들었다.
이번 특별 전시에선 대구교육박물관이 소장 중인 교육활동 사진 약 60점이 시민들과 만난다. 또 시민공모전 '추억의 학창시절 사진을 찾습니다'에 출품된 100여점의 사진 중 전문가가 가려 뽑은 사진 40여점이 전시돼 있다. 교련복과 옛 교과서, 문구 등 교육 관련 유물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회 관람은 하루 4회, 회차당 50명으로 제한한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대구교육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이곳 최지예 학예연구사는 "주말이면 100~200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며 "온라인 예약 인원 중 결원만큼 현장에서 바로 접수 후 입장할 수도 있으니 부담 없이 찾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 공간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래도 그 속에 채워진 내용은 제법 알차다. 입구부터 슬쩍 웃음을 머금게 만든다. '학창, 시절인연'이란 전시회 제목과 그 아래 적힌 '추억은 머물고 마음은 통했다'는 글귀가 묘하게 감성을 자극한다.
이번 기획전을 준비한 대구교육박물관 김정학 관장은 "작고 빛바랜 사진들이 시간을 기록, 마침내 담담한 역사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감동을 느꼈다"며 "많은 분들이 사진으로나마 지역 교육사 발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셨다. 지역사회의 잊혀진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학창시절 되돌아 보는 전시의 기본 구성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주제는 '교육을 돌아보다'. 1950~1980년대까지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이 변화한 모습을 다뤘다. 해방 이후 이뤄진 초등학교 의무교육과 입시제도의 변화 모습에 따라 학교가 어떻게 변했는지 엿볼 수 있다.
'학교에 가다'가 2부 주제다.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등 세 가지 소주제로 구분된다. 학교에 등교해 수업, 점심시간을 지나 하교하는 하루의 일과를 '바른 생활'에서 볼 수 있다. 난로와 철제 도시락, 보온 도시락도 눈길을 끈다.

'슬기로운 생활'에선 체력장, 교련 과목, 새마을운동 등 옛 추억 속의 학교 모습을 담아 냈다. '즐거운 생활'은 말 그대로 학창시절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다. 체육대회, 소풍,수학여행의 모습을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일제강점기 평양 수학여행 풍경도 만날 수 있다.
3부 주제는 '그리움이 쌓이다'. '삶을 바꾸는 특별한 만남', '졸업, 추억은 가슴에 새기고' 등 두 가지 소주제를 통해 선생님의 격려와 사랑, 졸업해 학교를 떠나는 모습을 담았다. 지금은 옮겨져 흔적도 찾을 수 없는 학교들의 옛 풍경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고, 교과서 속 동요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또 대구 근대사진연구소가 소장한 구왕삼, 박영달, 배상하 등 대구경북 근현대 사진가들의 걸작 10점도 주제에 맞춰 전시 중이다. 옛 동네사진관처럼 꾸민 공간에서 사진을 찍고, SNS로 함께 나눌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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