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대한민국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개도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사례는 한국이 처음이다. UNCTAD의 한국에 대한 지위 변경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건국 73년여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된 '성공 신화'를 썼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고, 짧은 기간에 산업화·민주화를 모두 이룬 세계 유일의 나라가 됐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자동차 등 산업은 물론 K팝과 영화 등 문화적으로도 선진국이 됐다.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한 나라가 됐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된 결정적 요인은 한정된 국내 시장보다 세계를 겨냥해 수출 주도형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편 국가 지도자의 결단과 이에 부응해 글로벌 기업을 만든 기업인들의 헌신 덕분이었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국민 역할도 지대했다. 산업화 세력이 나라의 부를 창출하고, 민주화 세력이 민주주주의를 실현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선진국 지위 격상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 걱정이 앞선다. 선진국이 된 이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의 역할이 중차대한데도 이를 감당할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잘 보이지 않아서다. 대통령은 무엇보다 6·25의 폐허에서 기적을 이뤄낸 역대 정부와 기업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그 유산을 토대로 초(超)선진국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선진국 위상에 걸맞게 국민의 삶의 질이 경제·사회적으로 두루 향상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훨씬 커진 우리나라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데도 노력해야 한다. 개도국에 대한 경제 지원과 협력,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선진국이 된 것 못지않게 그 지위를 지키고, 초선진국이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공든 탑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대통령의 책임이 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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