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환수 프로의 골프 오디세이] <60>장마철 골프요령

"평소보다 그립은 짧게, 한 클럽 더 여유럽게…"

한 여름 우중 라운드는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볼 터치 요령의 기회로 삼을 수 있으나 주의해야할 점들도 많다.
한 여름 우중 라운드는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볼 터치 요령의 기회로 삼을 수 있으나 주의해야할 점들도 많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잦은 변이를 거듭하며 짱짱한 위세를 더해주는 요즘이다. 백신 예방접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파급력은 우리의 심리적 위축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섣부른 해외 골프여행을 기획한 가까운 이들이 연이어 계획을 취소하며 추이를 관망하고 있기도 하다.

한동안 손에 잡힐 듯한 감염력의 위세가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또다시 우리의 일상을 옥죄고 있는 형국은 국외보다 국내에서 골프의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예시하는 듯 하다.

산악지형의 골프장 환경은 바이러스의 실내 확산율을 크게 의식하게 하지 않는 환경임에는 분명하다. 최근 집합 4인제도 느슨하게 풀려 작은 소모임도 가능한 것은 그동안 꾸준히 우리 스스로 감염 예방에 대한 지침을 지켜온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의 출몰은 자칫 태만하기 쉬운 일상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리는 바로미터로 작동하고 있다.

더위는 실내를 선호하는 기온임에는 틀림없다. 야외가 한증막의 열기에 버금가는 날씨라면 오히려 더위병에 건강을 해칠 위험지수가 크게 높아지게 된다.

다행히 이번 달에는 39년 만에 시작된 늦장마가 더위를 한결 낮춰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땡볕에 라운드를 즐기기 위해 골프장을 찾는 것보다 비를 맞고 라운드를 치르는 것이 백번 건강상 유익하기 때문이다. 다만 낙뢰로 인한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우중 라운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장마비의 특성이 내리다 말고 개었다 흐려졌다를 시도 때도 없이 반복하는 까닭에 시간적으로 적당히 맞춘다면 의외로 좋은 라운드를 즐길수 있는 묘미가 있다.

또 적당히 젖은 잔디의 특성으로 볼을 치는 요령도 터득할 수 있다. 후반전에는 물기가 전혀 없는 잔디에서 정상적인 샷의 기량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들 수도 있다.

적당한 비와 바람이 부는 상태에서 자신의 샷 기량을 점검하는 기회는 우중 라운드의 또 다른 매력임이 틀림없다.

특히 젖고 마른 그린의 볼 구름 속도는 어떤 환경에서도 일정한 골퍼의 조절능력을 배양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는 라운드 컨디션을 가르쳐 줄 수도 있다.

물기가 젖은 잔디의 성질은 우선 물의 표면장력을 높여 볼과 클럽헤드의 스피드를 급격하게 줄이는 요소가 된다. 이 상황에서 그립의 악력은 당연히 평소보다 높고 견고하게 만들어야 하며 스윙아크의 크기보다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게다가 역결의 잔디는 삼중고를 더할 수 있는 저항을 불러일으키며 뒷땅성 임팩트의 가능성을 매우 크게 만든다.

평소보다 그립을 짧게 내려 잡고 한 클럽 이상 더 여유롭게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립의 미끌림은 최악의 임팩트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 반드시 젖거나 물기가 배인 그립은 수건으로 철저하게 닦아야 하며 장갑은 수시로 갈아 끼어 그립핑 감각을 평소와 다름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비 때문에 피부와 접촉하는 상의에 물기가 배어들면 꼬았다 풀어 회전하는 상체의 움직임에 저항력이 발생, 정상적인 회전력을 상실할 우려가 매우 높다. 상의는 반드시 비옷으로 가려 라운드 종료까지 양쪽 옆구리가 폭신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도록 관리해 꼬임의 회전력이 방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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