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관계를 만든다. 그래서 선(善)한 언어는 선한 관계를 만든다. 선한 언어를 쓰는 사람은 선한 사람으로 인식된다. 선한 언어는 '선(線)'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평화는 대개 '선'을 넘을 때 깨진다. 누군가의 언행이 왠지 모르게 불쾌해지는 지점이 있다. 이 지점이 바로 '선'이다. '선'을 넘어서도 멈추지 않는다면 관계가 깨진다. 이때 '선'은 내 마음을 보호하는 '최후의 방어선'일 수도 있고 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살아 있는 '최대의 경계선'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이 '선'을 지키는 사람들은 상대의 기분을 헤아릴 줄 아는 배려가 깊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선'을 넘지 않는 선한 말을 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인식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선한 대화를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 선한 말을 하는 사람들을 소환한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에서 포착한 선을 넘지 않는 열다섯 가지 대화 기술을 제시한다. 1장 '나잇값 하는 교양인의 문장 만들기'에서는 가치 담기, 아포리즘, 청자(聽者) 중심 말하기를 통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2장 '밋밋한 삶에 생기를 주는 말기술 써먹기'에서는 비유, 리듬과 라임(말 자체가 만드는 반복), 음성 상징어를 사용해 뻔한 일상을 나누는 순간도 뮤지컬처럼 흥을 돋우는 방법을 일러준다. 3장 '뼈는 있지만 가시는 없는 농담 구사하기'에서는 풍자, 해학, 언어유희를 이용해 말하는 나도 듣는 이도 모두 언짢음 없이 유쾌하게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4장 '놈 말고 님이 되는 대화센스 키우기'에서는 역설, 반언어, 비언어적 말하기를 통해 오해받지 않고 나의 진심을 온전히 전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5장 '벽을 허무는 비장의 말무기 장착하기'에서는 반전, 두문자어(여러 단어로 구성된 말의 머리글자를 조합해서 하나의 단어처럼 축약해서 만든 언어), 대조를 통해 정글 같은 사회에서 적을 줄이고 내 편을 늘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각 장에는 실재 대화와 사건을 에세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에 대한 해설은 바로 다음에 이어진다. 철저하게 화법 이론에 근거한 분석이다.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들었던 단어도 보인다. 언제 어느 부분을 펴서 읽어도 흥미롭다.
이 책은 어느 부분을 펴서 읽어도 흥미롭다. 무겁지도 않고 사례만 읽어도 재미있다. 아득바득 외울 필요도 없다. 그냥 읽으면 된다. 252쪽, 1만4천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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