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옛 심인중‧고등학교 철거현장 일대. 공사장과 폭이 1m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낡은 저층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주민 임모(89) 씨는 매일 집 담벼락을 확인하는 게 일과라고 했다. 철거 공사로 땅이 울릴 때마다 담벼락이 무너지진 않을까 확인한다는 것이다.
임 씨는 "담장에 1m 이상 금이 가 있는데 철거 공사 후 본격적인 시공 작업을 하다 더 금이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담이 무너지면서 옆으로 설치해둔 안전펜스까지 우리 집으로 쓰러지는 건 아닌지 겁이 난다"고 한숨지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주민들이 건물 철거 공사 현장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명3동 뉴타운 재개발 공사 구역 내 안전 논란(매일신문 6월 19일 자 5면)에 이어 건너편 옛 심인중‧고 부지 인근 주민들도 공사 현장의 분진 및 붕괴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 달성군으로 이전된 심인중‧고가 있던 남구 대명동 일대에는 공공 수영장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들은 철거 공사가 진행되면서 소음과 분진 피해에 시달린다고 했다. 심인중‧고 부지 일대엔 저층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데 공사 현장과 담 하나만 둔 채 떨어져있어 비산먼지 등을 고스란히 떠안아야한다는 것이다.
철거현장 인근 빌라에 살고 있는 고모(75) 씨는 "조용히 식물 돌보며 사는 게 낙이었는데 소음 때문에 시끄러워서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주차해놓은 차와 마당에 있는 자전거 시트에 먼지가 자욱하게 껴있고 먼지 때문에 보름 전에는 아예 빨래도 널지 못했다"며 "살수 작업을 제대로 하는 등 주민 피해는 없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게다가 주택 대부분이 낡아 건물 붕괴 우려도 나온다. 취재진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심인중‧고 철거현장 담벼락은 이미 기울어진 데다 상당수가 금이 가 있었다. 담벼락을 따라 세워진 전봇대도 오른쪽으로 쏠리는 등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담벼락 맞은편 판잣집에 사는 주민 전모(82) 씨는 "원래 낡은 곳이고 주민 대다수가 나이가 많고 병든 노인들이어서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낼 여력이 없어 늘 불안감을 달고 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현장 주변 점검을 나서서 철거 부지 인근에 훼손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발견된다면 신속하게 조치토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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