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성급한 방역 완화와 백신 부족이 부른 코로나19 4차 대유행

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212명 발생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 수이고 하루 확진자 발생 최고치(1천240명·2020년 12월 25일)에도 바짝 다가섰다. 4차 대유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발생하고 있는 신규 확진자 추이를 보면 지금 상황이 3차 대유행 때보다 훨씬 엄중해 보인다.

이달 초 방역 당국이 방역 수위를 한층 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것은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1.6배나 높은 델타 변이종이 국내에 상륙해 지배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문가들의 경고 속에서도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를 낮췄다. 이는 장기화된 코로나19 국면에서 극도의 피로를 호소하는 국민들에게 그릇된 신호를 줬다. 긴장이 느슨해지면서 식당, 유흥업소마다 사람들이 몰렸다. 민주노총이 이 엄중한 시국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는데도 정부의 비판과 대처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정부는 로드맵대로 백신 접종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화자찬한다. 하지만 30%밖에 안 되는 1차 백신 접종률로는 4차 대유행을 막는 데 역부족이다. 더구나 델타 변이종은 백신마저 뚫는다. 지금으로서는 백신 접종이 늦어질수록 국민적 항체 형성 성공률도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백신 접종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정이 급한 7월에 국민들이 맞을 백신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 곧 휴가철의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휴가에 따른 대규모 인구 이동이 시작되면 전국적 확산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구경북도 아직까지는 10명대 이내로 확진자 발생을 비교적 잘 억제하고 있지만 전례로 비춰볼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방역 당국은 지금의 상황을 엄중히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신속한 강화 등 모든 대책 시행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백신 접종 또한 지금보다 속도를 더 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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