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사건들을 세 명의 화자(話者) 장도연(개그우먼), 장성규(방송인), 장항준(영화감독)이 이야기꾼으로 출연해 친구에게 일대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야기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며 올해 3월부터 시즌2를 방영하고 있다. 세 명의 화자가 전하는 사건들을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프로그램 성격과 안성맞춤인 제목이다.
프로그램 제목에 나의 상황을 대입해보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보따리'라는 문장이 완성됐다. 이유는 공연 기획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생각 보따리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자는 매년 오뉴월이면 다음해 공연 사업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내년에는 어떤 유명 아티스트가 내한하는지, 어떤 예술단체의 공연이 있는지 정보를 얻어야 한다. 물론 하반기부터 움직여도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예산을 준비하고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일찍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보따리를 만들어 낸다.
여러 생각 보따리와 팀원들과의 제작 회의를 거쳐 올해 새로운 공연 사업인 '한국가곡을 노래하다'를 선보이게 되었다. 독일에 리트가 있다면, 우리에게 한국가곡이 있지 않은가. 가곡은 문학과 음악의 조화로 예술인부터 동호회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장르다.
지역에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성악가가 즐비하다. 그리고 대구는 가곡교실의 도시로 불릴 만큼 많은 가곡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무대 위 연주할 성악가와 객석을 매울 관객, 가곡의 수요와 공급 법칙이 일치하기에 새로운 공연 시리즈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가곡을 노래하다' 시리즈의 특별함은 가곡의 작곡가가 출연하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화자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전달하듯, 작곡가가 본인 가곡의 작곡 배경과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올해는 오늘날 많이 불리는 한국가곡 작곡가인 김효근, 김주원, 윤학준, 이원주를 만난다. 이들의 곡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 어디선가 연주될 만큼 성악가와 동호인들에게 애창되고 있다.
10월까지 이어지는 '한국가곡을 노래하다'는 자주 듣고 불렀던 한국가곡들을 성악가의 연주와 함께 작곡가의 이야기를 듣는 공연이다. 때로는 국악기로 한국가곡을 연주하고, 작곡 콩쿠르에서 입상한 지역 작곡가를 조명하기도 한다. 문학과 음악이 더해진 가곡의 의미, 오늘날 연주되는 한국가곡들을 마음속에 담아 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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