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 참여를 공식화한지 하루만에 '조문정치'의 한복판에 섰다. 8일 부친상을 당하면서다. 선친인 최영섭 해군 예비역 대령은 6·25 전쟁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이다.
지난달 28일 사퇴 후 열흘 만에 취재진 앞에 나타난 그는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글씨로 남겨주신 말씀은 '대한민국을 밝히라'는 것"이라며 "육성으로는 '소신껏 해라', 이게 아버님께서 제게 남겨주신 마지막 육성"이라고 했다. 선친의 유언을 받들어 정치인으로서 각오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범보수권에서는 부친의 유지대로 한다면 애국의 가치와 안보정신을 부각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퇴임 후 '결단'을 늦춘 이유가 선친의 위중 때문이었던 만큼 장례를 마친 뒤 신변을 정리하고 곧바로 정치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더해졌다.
야권은 애도를 표하며 예를 갖췄다. 야권통합의 메신저 격인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고, 이준석 대표·김기현 원내대표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가장 큰 관심은 범야권 대권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조문. 정치인이 된 뒤 두 사람의 조우가 처음 이뤄졌다. 윤 전 총장은 조문을 마친 뒤 "(최 전 원장이) 정치를 하시고 안 하시고는 관계없이 당연히 와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정치적 공감대가 커졌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많이 나간 추측이다. 그런 것은 없다"고 답했다.
조문정치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한국만의 정치문화다. 짧은 시간에 세 과시를 할 수 있는데다, 자연스럽게 만나 현안 등을 놓고 대화를 나누거나 교감할 기회를 만들 수 있어서다.
2002년 대선을 1개월 여 앞두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부친상에 5천여 명이 몰려들자 당은 대세론 확산의 계기로 삼았다.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던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 고 유수호 의원이 타계했을 때는 문상객 면면에 따라 갈등을 둘러싼 해석과 해법이 달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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