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친 대신 남동무라 부르시오' 北, 한류에 스며든 MZ세대 집중 통제

남편한테 '오빠'라 하지 말것
길거리 연인 스킨십은 '혁명의 원수 짓'

북한의 대외홍보용 월간 화보
북한의 대외홍보용 월간 화보 '조선'은 음악 분야의 조기교육을 담당하는 평양 경상유치원의 수업 현장과 졸업생의 활약상을 7일 공개했다. 사진은 2017년 제2회 크라이네프 모스크바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연주하는 최장흥 어린이. 연합뉴스

북한에서 이른바 MZ세대(20·30대, 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한국식 말투와 옷차림, 문화 등을 극도로 경계하며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은 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정은 위원장은 당 전원회의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사회주의 수호전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고, 청년 옷차림이나 남한식 말투 언행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하 의원은 "북한은 자본주의 문화나 바람 차단을 '비사회주의와 투쟁'이라고 하는데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사회주의 수호전으로 주장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청년들의 일탈 행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7월 8일)에 즈음한 여맹일꾼들과 여맹원들의 덕성이야기 모임이 지난 6일 여성회관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7월 8일)에 즈음한 여맹일꾼들과 여맹원들의 덕성이야기 모임이 지난 6일 여성회관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당국이 단속대상으로 삼은 건 한국식 말투와 옷차림 등이다. 남편에 대한 호칭을 '오빠'라고 하지 말고 '여보'로, '남친'은 '남동무'로, '쪽팔리다'는 '창피하다'로, '글고'를 '그리고'로 써야 한다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아울러 길거리에서 연인끼리 포옹하는 것을 금지하는 영상물도 제작됐고 이런 행위와 말투 옷차림을 모두 '혁명의 원수'라며 제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강력한 단속은 한국 문화에 익숙해진 '북한의 MZ 세대'가 자칫 체제 붕괴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하 의원은 "북한에서 비사회주의 행위 단속에 걸리는 연령대는 주로 10~30대로 80%에 이른다고 한다"며 "'북한판 MZ 세대'가 동유럽 혁명을 주도한 '배신자'로 등장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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