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잠룡들, 충청서 순회경선 출발은 윤석열 견제용?

당 선관위 중립지대 감안…후보들 셈법 복잡 ‘경선연기론’ 2라운드 될라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자들이 7일 경기도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각 후보자가 주어진 시간 동안 본인의 정책과 삶을 자유롭게 설명하는 강연 방식으로 진행된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자들이 7일 경기도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각 후보자가 주어진 시간 동안 본인의 정책과 삶을 자유롭게 설명하는 강연 방식으로 진행된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충청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권역별 첫 순회경선지로 결정한 것을 놓고 주자 간 셈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범야권에서 선두를 질주 중인 충청 연고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고, 중립지대라는 점 등을 두루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지만 논란을 빚은 '경선 연기론' 2라운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경선 연기' 주장이 재점화되는 상황에서 새 불씨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내달 7일 중원인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9월 5일(서울)까지 총 11차례 순회 경선을 한다. 주요 지역 일정은 ▷대구·경북 14일 ▷제주 20일 ▷광주·전남 21일 ▷전북 22일 ▷부산·울산·경남 28일 ▷서울 5일 등이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참여하는 권역별 순회경선 투표 결과는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매번 현장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또 경선 흥행을 위해 이른바 '슈퍼 위크' 제도를 시행, 선거인단(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는 3차례에 걸쳐 공개하기로 했다.

경선 스타트 총성이 울리는 충청은 윤 전 총장의 '대망론'이 꿈틀거리는 곳이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민주당은 광주·전남을 첫 출발지로 삼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견제했다. 반면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2002년에는 제주에서 첫발을 뗐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일정 이상 세(勢)를 가진 특정 후보들과 연고색이 가장 엷은 지역이 충청이라서 중립성을 살리기 위한 결정으로 본다"며 "윤 전 총장까지 겨냥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당내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수도권 지자체장인데다 안동 출신이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고향은 각각 전남과 전북이다. 당 선관위로선 '택지(擇地)'가 난망한 상황이다.

순회경선 일정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반(反)이재명' 연대의 '경선 연기론'이 다시 힘을 받는 모양새여서 새로운 뇌관이 될지 주목된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9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 논의는 없었지만 방역 조치 변경 상황에 따라서 새로 (경선 방식을) 검토해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언급, 당내 기류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민주당은 9일부터 11일까지 예비경선 '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일반 국민과 당원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반영 비율은 각각 50%씩이다. 지난 1일 첫 국민면접을 시작으로 4차례의 토론회와 3차례 국민면접을 치른 후보 8명 중 6명이 추려진다. 이들의 순위는 공개되지 않는다.

이어 후보들은 내달 7일부터 본선을 벌인 뒤 9월 5일 최종 순위를 가린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9월10일 이전에 결선투표를 통해 당의 대권 후보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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