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소방 "'직원 투신' 관련 팀장, 업무 지시 반말·고성 일삼았다"

"부당행위·민원인 대응 비위 확인"…서장 '주의' 담당 과장 '경고' 조치

직원 투신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중부소방서 옥상에서 내려다 본 주차장 모습. 윤정훈 기자

중부소방서 직원 옥상 투신 사건과 관련해 팀장이 해당 직원에 대해 부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소방본부는 팀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대구소방본부는 문제가 된 팀장에게 소속 직원에 대한 부당행위 및 부적절한 민원인 응대 등 추가 비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구소방본부 법무감찰팀은 지난 21일 발생한 중부소방서 직원 추락 사고와 관련해 다음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17일간 관련자와 주변 인물 39명과의 1·2차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감찰팀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팀장은 업무 지시 과정에서 직원 A씨에게 반말과 고성을 일삼았다고 한다. 또한 팀장이 지난해 10월 야간 당직을 서고 집으로 귀가하던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들어와 업무를 처리하게 한 것 역시 부당행위로 인정됐다.

추가로 팀장이 민원 처리 중 행정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평소 얼굴을 알고 있던 민원인에게 반말을 사용하고 언성을 높인 정황이 직원들의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 대구소방본부는 해당 팀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엄격히 처분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처분 내용은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1일 퇴근 후 음주를 동반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 팀장 관련 건으로 동료직원과 다투다가 밤 9시 무렵 7m 높이 옥상에서 뒤편 주차장 방향으로 뛰어내렸다. 다행히 A는 1층 비가림막에 부딪힌 후 지면으로 떨어져 중상을 피했다. A씨는 무릎 골절 수술을 받고 지난 주말에 퇴원해 이번 주 월요일부터 정상 근무 중이다.

대구소방본부는 A씨에게도 문제의 발단이 된 지난해 10월 업무 처리 중 실수와 지난달 21일 사무실에서 동료와 다투면서 위협까지 벌인 일 등을 확인해 경고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또 당시 중부소방서장과 담당 과장은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각각 주의와 경고 조치를, 중부소방서는 기관경고 처분을 받는다고 밝혔다.

대구소방본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갑질근절 전담부서'와 '자체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주기적인 설문조사, 피해자 우선보호 · 일상회복 프로그램 운영, 가해자 무관용 원칙 등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갑질근절 종합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소방지부(이하 대구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피해당사자가 조사 결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긍하고 있으며, 노조 측에서도 일부 미비한 점은 있지만 조사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적절한 징계가 이뤄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징계위원회 결정까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