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교내 청소노동자들에게 직무와 관련 없는 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울대 학생처장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 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것이 역겹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가 삭제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 학생처장인 구민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마디 하겠다. 이 또한 어떤 분들께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지금 너무 일방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서 최소한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언론에 마구잡이로 유통되고 소비되고 있는 '악독한 특정 관리자' 얘기는 모두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구 교수는 "고인은 16여명의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소속 청소노동자분들 중에서 가장 우수하고 성실한 분들 중 한 분이셨고 또 종교적으로도 신실한 분이셨다고 한다"며 "생전 문제의 그 업무필기 시험에서도 1등을 하셨고, '드레스 코드' 조치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이어 "(문제의 필기시험은) 직무교육 과정에서 2차례 이뤄졌는데 일부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있어 더 이상 시행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한 갑질 코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가 청소 노동자를 대상으로 건물 이름을 한자와 영어로 써보라고 시킨 것과 관련해서 구 교수는 "관악사에 1천300여명의 외국인 학생이 상주한다"며 "처음 찾은 외국인들이 현재 자기가 있는 곳이 관악학생생활관이 맞는지 메모 또는 휴대전화 메시지로 묻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정확한 응대를 하지 못해 당혹감이나 창피를 느꼈다는 사례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리팀장 입장에서는 현장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관악학생생활관의 영어, 한자 명칭만큼은 알 수 있도록 직무교육에 포함시켰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다들 눈에 뭐가 쓰이면 세상이 다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대로만 보인다지만, 정말 일이 이렇게 흘러가는 걸 보면 자괴감이 든다"면서 "언론과 정치권과 노조의 눈치만 봐야 한다는 사실에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 이모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소속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가 이 씨에게 군대식으로 업무 지시를 내렸고 이 씨는 최근 노동 강도가 심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며 "서울대의 갑질이 이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라고 규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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