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퇴직 경찰의 접시꽃 사랑과 고향을 위한 봉사가 경북 안동지역 국도변 꽃길 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 풍산읍에 사는 박정호(67) 씨는 6년 전부터 안동~예천을 연결하는 국도 34호선 주변에 다양한 색깔의 접시꽃을 심어 꽃길을 조성 중이다.
박 씨의 접시꽃 사랑은 퇴직 후 고향 마을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앞서 20여 년간 경찰로 근무하며 지역 사회에 봉사하다 퇴직한 박 씨는 고향 마을인 풍산에 새롭게 보금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고향 마을 주변 국도변에 흉물스럽게 버려진 폐기물과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박 씨의 고향 마을은 안동과 예천을 연결하는 국도변에 있다 보니 몰래 쓰레기를 투기하고 가는 얌체족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평소 꽃에 관심이 많던 박 씨는 타이어와 가구, 전자기기 등의 폐기물을 모두 청소하고 도로변에 접시꽃씨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는 "접시꽃의 특징은 그해 봄에 씨를 뿌려두면 다음해가 돼서야 꽃을 볼 수 있다"며 "처음 꽃이 핀 6년 전부터 꽃밭에서 씨를 채취해 매년 꽃길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꽃길 조성 이후 마을 부근 폐기물 불법 투기는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몇 해 전부터는 다양한 무늬와 색을 자랑하는 새로운 품종 변이종 접시꽃이 피고 있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볼거리도 제공 중이다.
하지만 박 씨의 꽃길 조성 봉사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자체나 국도관리사무소의 지원 없이 본인의 자비로 접시꽃 길을 조성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품종 변이종 접시꽃을 누군가 모두 훔쳐간 것이다.
박 씨는 "지난해 7월쯤 겹꽃과 이색 변이종을 엄선해 많은 양의 접시꽃 씨를 뿌렸는데 비가 자주 내린 올해 3월쯤 꽃 모종이 모조리 사라졌다"며 "현장에는 모종삽과 장화자국만 가득했고, 인근에는 자동차로 실어간 타이어 자국만 남았다"고 하소연 했다.
이 밖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는 앞으로도 접시꽃 길 조성 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박정호 씨는 "그동안 버스기사 분들이나 소문을 듣고 사진을 찍으러 오는 이들이 많은 격려를 해주셔서 힘이 났다"며 "처음 꽃 길을 조성할 때 심한 가뭄으로 동네 분들과 지인들이 대신 물을 뿌려주며 도움을 주기도 했는데 저도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꽃 길 조성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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