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직업계고등학교가 폐교 위기를 딛고 인기 학교로 우뚝 서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부족난을 호소하던 경북지역 일부 학교들이 '폐교 말고 학교를 바꾸자'는 임종식 경북교육감의 정책 기조에 편승해 교육부 지원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며 특성화고로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앞선 학교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자 개성 넘치는 신규 특성화고도 속속 생겨나는 중이다.
올해 기준으로 경북에는 총 54개(특성화고 48개교·마이스터고 6개교) 직업계고가 존재한다. 매일신문은 학생들의 학구열을 충족하며 요즘 추세에 맞춰가는 경북의 특색있는 직업계고를 조명해 본다.
◆경북 직업계고 인기 비결, 전국 최고 취업률
경북 직업계고의 인기 비결은 전국 최고 수준의 졸업생 취업률이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평균 취업률은 경북이 59.04%로 가장 높았다. 전국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급감하며 인기가 떨어지는 추세지만 경북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연도별 취업률을 보면 2017년 63.4%, 2018년 61.97%, 2019년 51.63%로 3년간 11.77% 하락했지만, 전국에서는 여전히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취업률 기준 인접한 대구(38.75%)와 비교해도 20% 가량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021학년도 고입전형 지원 현황 분석 자료에서도 다른 시도 중학교 졸업생 중 경북지역 고교로 1천221명이 진학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에서 다른 시도로 진학한 학생은 326명에 불과해 895명의 학생이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특성화고의 학생 유입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경북의 특성화고 취업률이 전국 1위를 차지하고, 미래교육의 체제에 발맞춘 수요자 중심의 학과 개편 등 삶의 힘을 키워주는 경북교육의 우수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결과로 풀이된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경북지역 직업계고에서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결과가 학생 유입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는 것 같다"며 "경북 특성화고가 더욱 특색있는 학교로 전국에서 빛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특별함이 생존 비결… 일반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취업난과 학령인구 감소가 심화하면서 직업계고가 야생과 같은 생존과 경쟁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기업과 학생들이 원하는 특성화 교육이 없다면 직업계고의 매력도 떨어져 도태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북지역에서는 일반계고가 특성화고로, 특성화고는 마이스터고로 변신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에서는 드론고, 소프트웨어고, 국제조리고 등 다양한 분야의 특성화고가 생겨나는 중이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관련 교육을 하는 펫고도 생겼다.
경주 감포고는 1953년 개교 후 60여 년 만에 지난해부터 국제통상분야 마이스터고로 탈바꿈했다. 전교생이 10여 명에 불과해 일반계고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개교 이후 한국국제통상마이스터고는 총 180명 규모의 기숙학교로 변모했고, 현재 1~2학년 전교생이 120명으로 늘었다. 개명 변경 1년 만에 전교생이 10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청도 전자고는 경북드론고로 교명을 바꿨고, 봉화에 있는 경북인터넷고는 반려동물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한국펫고로, 영주 선영여고는 한국국제조리고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같은 학교들의 변신은 경북교육청이 직업계고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교육부 중등직업계고 학생 비중확대 사업에 발맞춰 내년까지 3년간 중기 계획을 수립한 것과 관련이 있다.
또 직업계고는 산업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반영해 학과를 재구조화하면서 취업률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교명 변경, 산업수요 맞춤형 학과재구조화,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경북 직업교육의 개성있는 직업계고 육성을 위해 학생과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학교재구조화를 위해 경제·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상황이다.

◆경북교육청, 전국 최초 특성화고 장학금 지원
전국 특성화고가 취업난에 내리막길을 겪는 와중에서도 경북 직업계고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이유는 경북교육청의 다양한 지원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경북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지역 내 특성화고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한다.
특성화고 학생 장학금 지원은 기존 고교 무상교육에 의해 단계적으로 입학금과 수업료 지원이 폐지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2~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했고 올해부터는 전체 지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경북지역 특성화고 학생 1만1천700여 명이 기숙사비와 식비, 교구 구매비로 연간 72만원 정도를 받는다. 올해 장학금 지원에는 총 84억원이 투입됐다.
학교별로 다양한 지원책과 산학연계 교육도 학생들의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 의성에서 개교한 전국 최초 공립 특성화고인 경북소프트웨어고는 교육부에서 10억원, 경북교육청에서 22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학생에게는 개발자용 노트북 대여와 급식비·기숙사비·교통비를 지원한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장학금과 함께 미국 명문 대학인 아이비리그 견학 기회도 제공된다.
경북 직업계고들이 서로 앞다퉈 경쟁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는 만큼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혜옥 경북교육청 창의인재과 장학사는 "지금도 일반계고에서 특성화고로 변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고 학생들은 좋은 환경에서 원하는 교육을 받아 취업 문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성화고에 입학한 경북지역 학생들이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도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는 만큼 성장세는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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