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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미술시장과 젊은 컬렉터

김태곤 대백프라자 갤러리 큐레이터
김태곤 대백프라자 갤러리 큐레이터

최근 '미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세계 미술시장의 열기와 더불어 연일 언론을 통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는 '이건희 미술관' 건립 발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술현장에서 근무하는 필자로서는 이런 관심들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순수예술 분야에 눈을 돌릴 만큼 삶의 여유가 생겼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기술 경쟁력이 발전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문화예술과 같은 고유한 콘텐츠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봐도 무관할 것이다.

갤러리(화랑)에서는 미술품을 감상하며 즐기는 미술 애호가부터 고가의 미술품을 수집하는 컬렉터(Collector)까지 다양한 계층을 만날 수 있다. 그중 전문 콜렉터는 미술시장을 성장시키는 중심으로 작가에게는 경제적 창작활동을 지원해주고 갤러리에는 기획전시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미술계의 지속 성장을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소위 미술품 수집가라고 불리는 컬렉터는 단순히 돈만 있다고 대접 받는 건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미술품 수집은 과소비나 벼락부자의 투기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나름 갖추어야할 안목과 정보가 요구된다. 부지런히 미술 전시회를 쫓아다니며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고 관련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자연스럽게 미술과 친숙해지는 것이다. 물론 관련서적과 미술잡지를 찾아 읽으며 눈, 귀를 모두 열어 놓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건들이다. 결국 이러한 안목과 정보력으로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작품을 구입하는 컬렉션이 이상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초부터 미술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젊은 컬렉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층이 증가하며 투자에 적합한 유망작가들을 찾는 갤러리 기획전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아트페어와 미술품 경매에서 유명작가 작품들은 품귀현상마저 보인다. 1970년대 미술품 유통을 위한 전문 화랑이 문을 연 이후 올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술을 좋아하고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인식하고 있는 MZ세대들의 이러한 의식은 분명 신선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현재의 이러한 미술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젊은 컬렉터들의 통찰력 있는 혜안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미술계가 발굴한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투명한 미술거래정보를 공유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안목을 키워 나갈 수 있다면 젊은 유망작가들은 해외 미술시장에서도 인정받는 K-아티스트로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 물론 폐쇄적인 미술시장의 부조리와 문제점을 해결하고 건전한 유통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려는 미술계 관계자들의 의지와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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