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향토시인 김원도 시비(詩碑) 이전 기념 제막식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 전시관 앞

14일 오후 대구 중구
14일 오후 대구 중구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 앞에서 고(故) 김원도 시비(詩碑) 이전 기념 제막식이 열렸다. 고인의 맏형인 김원일(가운데 앞) 작가와 김원우(뒷줄 왼쪽부터) 작가, 구활 소설가, 도광의 시인 등 대구문인들이 비석에 새겨진 '루오의 손'을 보고 있다. TV매일신문

'김원도 시비(詩碑) 이전 기념 제막식'이 14일 소설가 김원일 등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 전시관(대구 중구 계산동)에서 열렸다.

대구 향토시인인 김원도 시인은 비석에도 새겨진 '루오의 손'이라는 작품으로 1975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으나 지병으로 투병하다 그해 눈을 감았다. 맏형 김원일, 중형 김원우 작가와 함께 문인가족을 이룬 김원도 시인은 대구에서 젊은 문인들을 중심으로 한 문학운동을 주도했다.

김원도의 시비는 고인의 22주기를 맞아 1997년 당시 맏형인 소설가 김원일 작가의 집필실이 있던 달성군 가창면에 세워졌다. 25년이라는 짧은 생이었지만 향토 시문학 발전을 위해 노력한 시인 김원도의 문학세계를 기리기 위해 당시 서예가 리홍재 씨가 글을 쓰고 조각가 이상일 씨가 화강석으로 제작했다.

이후 시비의 지속적인 관리와 김원도 시인의 문학적 가치를 기념하기 위해 시비를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 전시관(중구 약령길) 앞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기념 제막식을 갖게 됐다.

제막식에는 '마당깊은 집'의 저자인 김원일 작가, 김원우 작가 등 유가족을 비롯한 심후섭 대구문인협회 회장, 서예가 리홍재, 조각가 이상일, 시인 도광의, 수필가 구활 등이 참석했다.

김원일 작가는 "너무 못 먹고 커서 병이 생겼고 일찍 죽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느 날 동생이 갑자기 없어져 찾아보니 배추난전에서 못먹는 배추껍데기 떨어진 거 먹으면서 앉아 있더라"며 "병원에서 숨을 거둘 당시 동생 친구 이창동 영화감독 등과 함께 임종을 지켰다. 친구 구활 등과 같이 금호강에서 유골을 뿌리면서 많이 울었다. 얼마나 울었던지 지금 생각해도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난다"고 회고했다.

또 "중구청에서 동생을 기억하고 이런 공간도 만들어주고 시비도 옮겨줘 감사드리고, 친구, 후배들도 이렇게 잊지 않고 와주셔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심후섭 대구문인협회 회장은 "김원도 시비 이전 기념 제막식을 대구문협 회원 1천400여명을 대표해 축하드린다.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대구 문풍이 더욱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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