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35년 전 도산서원 유생이 대출 '입원록' 소수서원에 반납

안동 도산서원·영주 소수서원 관계자들 반환 요청 간담회서 결정
소수서원 측 입원록 1책·소수서원원록등본 조만간 영주 소수박물관 이관

14일 경북 안동시 도산선비문화수련원에서 도산서원 관계자와 영주 소수서원 관계자가 간담회를 갖고 도산서원이 소유하고 있는 입원록(소수서원 창건 이래의 입원 유생을 기록한 서책) 1권의 반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진 기자
14일 경북 안동시 도산선비문화수련원에서 도산서원 관계자와 영주 소수서원 관계자가 간담회를 갖고 도산서원이 소유하고 있는 입원록(소수서원 창건 이래의 입원 유생을 기록한 서책) 1권의 반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진 기자
도산서원에 보관하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으로 기탁된 소수서원 입원록 1권 모습. 영주시 제공
도산서원에 보관하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으로 기탁된 소수서원 입원록 1권 모습. 영주시 제공

영주 소수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 공헌했던 증빙자료인 입원록(入院錄) 제1권이 100여 년 만에 안동 도산서원으로부터 반환(매일신문 12일자 8면)된다.

소수서원운영위원회는 14일 안동 도산선비문화수련원을 방문해 도산서원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고 입원록 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도움(반환)을 요청했다.

이날 양 서원 관계자들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예와 격식을 갖춰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도산서원 측에서 반환을 약속했다.

소수서원 관계자들은 간담회에서 "소수서원 창건 이래의 입원 유생을 기록한 입록원 5권이 전해져 왔지만, 현재 4권만 본원에 소장돼 있다. 최근 1권이 도산서원에 소장된 것을 알게 됐다. 소수서원 임사록에는 도산서원 유생 이휘봉(李彙鳳)이 병술년(1886년) 3월 20일 입원록 제1권과 원록등본 등 2권을 빌려갔다는 기록이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소수서원 입원록 1권이 어디에 있든 필요에 따라 열람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해당 서책은 본원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바 본원으로 돌아와 완질을 갖추게 되면 다른 고문서와 함께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소수서원과 도산서원은 예부터 송무백열(松茂柏悅·벗이 잘 됨을 기뻐함)의 관계인데, 서적을 돌려 달라는 모양새로 비추게 돼 송구스럽기 그지없지만, 사문의 대의로 본원의 소망을 헤아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빌려간 당시가 혼란기여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조만간 서류를 검토해 입원록을 반환하겠다"며 "요즘처럼 바쁜 세상 속에서 선비정신을 지키며 정중하게 요청을 해준 소수서원 관계자들의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이번에 양 서원이 반환에 긍정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보관 중인 입원록 1권과 소수서원원록등본(紹修書院院錄謄本) 등 서적 2권은 절차에 따라 조만간 영주 소수박물관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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