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신라시대 무덤서 180㎝ 인골 발견…삼국시대 '최장신' 추정

탑동 유적 발굴조사 결과…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피장자 중 최장신

경주 탑동 유적에서 나온 키 약 180㎝ 인골. 문화재청 제공

약 1천500년 전 경주 신라시대 무덤에서 신장 180㎝의 인골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최근 한국문화재재단이 신라 고분이 밀집한 경북 경주 탑동 유적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지금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인골 중 최장신으로 판단되는 키 180㎝ 정도의 남성 인골을 수습했다고 15일 밝혔다.

탑동 유적 덧널무덤(목곽묘) 2호에서 확인된 이 인골은 출토 당시 키가 대략 175㎝로 측정됐다. 하지만 턱이 가슴 쪽을 향하도록 당겨진 상태여서 실제 신장은 180㎝ 정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삼국시대 무덤에서 조사된 남성 인골의 평균 신장은 165㎝ 정도로,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피장자 중 최장신이다. 보존상태도 매우 양호하다.

조사 현장에서 긴급히 이뤄진 형질인류학적 조사에선 해당 피장자가 척추 변형(비정상적인 척추 만곡)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앞으로 정밀한 고고학적 조사와 병리학적 연구를 통해 피장자가 당시 어떤 육체적 일을 했는지 등 직업군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문화재청 측의 설명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탑동유적 인골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수습해,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다양한 학제간 융복합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신라인의 생활·환경과 장례풍습을 규명하고, 안면 복원을 통한 신라 남성의 얼굴을 찾아 신라인의 모습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탑동 유적은 경주 남천과 인접한 도당산 아래쪽에 있다. 기원후 1세기 전후부터 6세기까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의 중요한 무덤군으로, 피장자는 대부분 대릉원에 묻힌 사람보다 신분이 낮은 중·하층 귀족으로 추정된다.

한국문화재단은 2010부터 이곳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약 180여기의 무덤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선 5∼6세기 무덤 24기와 인골 12기가 확인됐다.

경주 탑동 유적에서 나온 키 약 180㎝ 인골.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