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의 기나긴 설득 끝에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출동 경찰관 피해자 집까지 25km 동행

경찰, 북구 학정동~수성구 신매역까지 약 25km 동행하며 수십여 분 동안 설득

대구강북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북구 관내 주거지를 돌면서 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하는 모습. 대구강북경찰서 강북지구대 제공
대구강북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북구 관내 주거지를 돌면서 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하는 모습. 대구강북경찰서 강북지구대 제공

은행에서 거금을 찾으려던 시민이 경찰의 기나긴 설득 끝에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지난 14일 오후 3시 40분쯤 대구은행 학정로지점에서는 60대 여성 A씨가 수표도 없이 예금계좌에 든 5천3백만원을 현금화하려 했다. 당시 은행 관계자는 같은 날 계좌에 들어온 돈을 현금화하려는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강북지구대 소속 경찰관에게 사업자금을 위한 돈을 찾는다는 취지로 인출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일 수 있다고 안내했을 때 완강하게 부인하는 점과 전날까지만 해도 계좌에 잔액이 없었다는 점이 이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A씨의 자택이 있는 수성구까지 25km를 동행했다. A씨가 자택으로 들어갔지만, 곧바로 철수하지 않고 기나긴 설득 끝에 고액 인출 배경을 A씨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으로부터 정부재난지원금에 선정됐다는 문자를 받았고, 지원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대출금 5천3백만원을 상환해야 된다는 내용을 듣고 은행을 방문했다. 아울러 A씨는 고액 인출 시점부터 자택에 도착하기까지 보이스피싱 사기범으로부터 '경찰을 피해라, 사업자금 명분이라고 해라'라는 등 메시지를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외기 강북지구대장은 "보이스피싱범들이 피해자들에게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문자 및 통화 내용을 공유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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