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극속에서] 연극 ‘그녀가 산다’

웃다가 놀라다가를 반복… 8월 29일(일)까지 공연 이어져
스포일러가 되면 귀신이 붙는다는 배우들의 엄중 경고

연극
연극 '그녀가 산다'의 한 장면. 창작플레이 제공

2017년 초연된 연극 '그녀가 산다'는 2021년에도 대명공연거리 소극장에서 장수 연극 궤도에 올라있는 작품이다. 매년 여름이면 코믹호러물의 대명사로 통하며 극단 창작플레이의 레퍼토리로 각인된 연극이다. 올해도 연극 '그녀가 산다'는 '제18회 호러와 함께, 2021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의 공식초청작으로 8월 말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 추세로 소극장 무대 만석 채우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직관 열기는 식지 않았다. 15일 오후 8시 대명공연거리 아트벙커 소극장에서 있은 연극 '그녀가 산다'를 10명의 관객과 함께 지켜봤다.

'코믹호러'라 해도 기본적으로 호러라는 밑밥을 깔고 있다. 달고 짠 음식을 번갈아 먹는, 단짠단짠으로 먹다보면 과식을 피할 수 없듯 웃다가 놀라는 웃놀웃놀의 반복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놀라움의 충격파는 크다. 점잖은 관객의 입에서 갑자기 단발마의 욕설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연극 시작 5분 이내에 경험하게 되는데, 어렸을 때 돼지고기 먹고 설사한 기억 때문에 평생 수육을 꼭꼭 씹어 일정량만 드신 할머니들의 경험처럼, 연극이 끝나는 90분 동안 언제 놀랄지 몰라 긴장의 끈을 잡게 된다. 장면이 바뀌는 조명이 꺼질 때마다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까닭도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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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녀가 산다'의 한 장면. 창작플레이 제공

연극은 투잡을 뛰지만 밀린 월세로 주인집 아줌마와 마찰을 빚는 1인 가구 여성 단심의 방에서 시작한다. 남자친구가 생기길 바라며 외로워하던 단심은 길에서 마주친 연하남 일편과 사귀는 데 성공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이 함께 방에 있는 동안 누군가가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후부터는 머리가 자주 아픈 일편, 귀신을 쫓으러 왔다는 주인집 아줌마의 언니의 등장으로 정신없이 극이 진행돼 간다.

스포일러가 되면 귀신이 붙는다는 배우들의 엄중 경고가 있어 그런지 충직한 관객들은 단 한 줄의 반전 내용도 웹페이지에 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이기에 굵직한 스토리라인을 제외하고는 매번 바뀔 여지가 있어 보였다. 연극 '그녀가 산다'의 산 증인이자 멀티 역할로 열연한 이창건 배우는 "관객과 호흡하며 조금씩 바꿔나가는 연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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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녀가 산다'의 한 장면. 창작플레이 제공

극작과 연출은 이지영이 맡았다. 배우는 더블캐스팅이다. 일편 역은 김현성과 윤규현이, 단심 역은 박인경과 강영은이, 귀신인 거 같은데 '또 다른 누군가'라고 통칭되는 역할은 이지민, 김채윤이 맡는다. 웃음을 책임지는 멀티 역은 이창건과 권성윤이 번갈아 맡는다.

연극 '그녀가 산다'는 우수 연극으로 경북 각 지역에서도 초청받아 공연한 바 있다. 29일(목)에도 문경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다만 비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 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배우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아트벙커에서 열리는 공연은 8월 29일(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는 3만원이지만 각종 할인이 있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8시 / 토요일 오후 4시, 오후 7시(2회) / 일요일 오후 3시, 오후 6시다. 월요일 공연은 없다. 문의 010-9260-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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