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동관 5·6홀. 9917㎡(약 3000평)의 공간에는 '나훈아 AGAIN 테스형' 공연 관람객 4천여 명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훈아의 이번 공연은 16일부터 3일간 하루 두 차례씩 모두 6회가 열렸다. 줄잡아 2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린 것이다.
사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 나훈아 콘서트가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방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아무리 마스크쓰기와 거리두기, 소독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걱정을 떨칠 수는 없는 일. 또 2시간여라지만 수천명의 청중이 실내에 머물러야 하는 대규모 공연의 특성상 집단발병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대구 공연에 이어 부산 공연도 예정돼 있는 만큼 그런 비판은 피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그 때문인지 관객도 주최측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는 공연장 안팎 곳곳에서 감지됐다. 입장 절차부터 까다로웠다. 관계자들의 거리두기와 신분확인 등 방역활동도 공항의 항공기 탑승 때를 방불케 했다. 휴대전화와 신분증 검사, 체온측정과 QR코드 확인, 한 좌석 띄워 앉기와 연호와 떼창 금지 등 평소 공연장과는 많이 달랐다. 안전요원의 안내와 설명이 입구와 공연장 내부에서 귀찮을 정도로 이어졌고 관객들의 협조와 호응도 비교적 무난했다.
드디어 공연 시작. 나훈아가 등장하자 일제히 함성이 터져나왔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관객들 모두 마스크를 쓴 탓인지 소리가 그리 크지 않았다. 나훈아도 공연 도중 입을 벌리지 말고 '음'이라는 소리만 내달라고 할 정도였다.
할 말은 하고야 마는 나훈아의 성격은 이날도 그대로였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에 지가 되겠습니꺼. 코로나 지 아무리 까불어도 우리가 마스크 잘쓰고 거리두기 확실하게 하면 괜찮습니더. 여도 마스크 안 쓴 분 한 분도 없지예. 이 공연에 대해서도 욕 마이 한다는 거 알고 있지만, 욕먹을 각오로 하는 깁니더"고 말했다.
그는 또 "여 온다카이 자식들이 '머하로 가노, 위험하데이. 가지마라'고 마이 카지예. 그래도 이렇게 와 준 여러분들 정말정말 고맙심데이"라고 했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 "그런데 언제까지 코로나에 막혀서 꼼짝도 못하고 있어야 합니꺼. 코로나 끝날 때까지 가마이 있을 수는 없십니더. 다 굶어죽으라고예. 내야 죽어도 개안치만 후배들 젊은이들은 우짭니꺼. 조심하고 잘 지키머 됩니더. 코로나하고 같이 갈 수 밖에 없십니더. 그라이 욕 먹어도 하는 깁니더"라고 했다. 관객들도 이 대목에서는 박수를 많이 쳤다.
하지만 공연장 내에는 수천명이 몰리면서 방역에 구멍이 뚫리지나 않을 지 걱정의 소리가 많았다. 3일 연속 같은 공간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탓에 앞서 누가 다녀갔는지 모른다는 점도 지적됐다. 때문에 포항에서 온 권모(73) 씨는 "무증상 확진자가 앞서 다녀갔을지 몰라 찝찝하다"면서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여러 개 챙겨왔고, 함께 온 지인들과 '공연장 내 화장실은 가지말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도 이런 우려 때문에 행사장내 소독에 몇 배의 비용을 들였다고 했다.
단시간에 수천명이 출입하는 공연장의 성격상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이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킬 수는 없는 일. 안전요원들의 '앞사람과의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관객 황모(70) 씨는 "4천명이 짧은 시간에 다 들어가야 하는데, 거리두기 지침이 지켜지기 어렵다. 일부 관객은 요원들의 이야기를 무시했다"고 걱정했다.
대구 엑스코 관계자는 "공연 한 달 전부터 기획사 측과 방역 계획을 협의했고, 방역을 총괄하는 기획사에서 240여 명의 방역관리팀을 구성했다"면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문진표, 안심콜 등으로 본인확인을 하고 있고, 실내에서도 열화상 카메라 및 안면인식기까지 거쳐 최종입장 시키는 등 방역을 철저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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