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핵심 국정과제를 담당했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초유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권도전을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지난 15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김동연(사진) 전 경제부총리까지 최근 정치참여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정치권에선 '현 정권의 실정이 오죽했으면 자신을 믿고 중책을 맡겼던 임명권자 등에 칼을 꽂겠느냐'는 옹호론과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공직을 지렛대로 삼았다'는 비판이 충돌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6일 박근혜·문재인 대통령 당선과정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김 전 부총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 세력의 교체,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라며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부총리가 그동안 공 들여온 이른바 '유쾌한 반란'의 연장선상에서 정치권의 금기를 헤집는 혁신촉매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본다"며 "발언수위 등을 고려하면 김 전 부총리가 정치를 하더라도 기존 정당 입당보다는 제3지대를 선택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핵심과업이었던 '검찰개혁'을 다루던 윤 전 총장과 공직기강을 책임졌던 최 전 원장에 이어 초대 경제사령탑을 맡아 소득주도성장 이끌었던 김 전 부총리마저 정계 입문 움직임을 보이자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 고위직' 이력이 야권 대권주자로 직행하는 '하이패스'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현 정권 핵심인사들의 이른바 '내로남불'이 얼마나 심했으면 사정기관 수장에 이어 전직 경제사령탑까지 돌아섰겠느냐"며 "'내부 고발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정권교체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믿고 발탁한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 아니라 주요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헌법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을 비난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에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전 원장을 향해서도 "중립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해친 행보가 국민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네이밍부터 잘못됐다. 소득만 주도해서는 성장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