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산문화화관 기획전시 '2021 Hello! Comtemporary Art Dark side of'

강건 작
강건 작
채온 작
채온 작

전시장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마다 늘 떠오른 하나의 의문이 있다. '이 작가는 어떤 심리상태 혹은 마음으로 이런 작품을 구상했을까'하는 것이다.

때마침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예술가들은 작품 활동을 할 때 어떤 심리적 경향을 갖고 작업하는 지를 사전 점검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창작한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2021 Hello Comtemporary Art-Dark side of'전을 열었다.

봉산문화회관은 자칫 심리 상담 때 개인적 치부가 드러날 수도 있는 불안감을 씻기 위해 작가들의 동의 하에 먼저 신뢰도와 타당성이 검증된 체크리스트를 이메일로 보내 그들의 작품 활동에서의 심리적 경향을 사전 점검한 뒤, 2차로 그룹별 대면 심리 상담과 3가지 상담활동을 통해 구분된 주제에 드러난 작가심리의 최소한의 결과를 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작가들은 그들만의 미학적 시각을 형상화한 작품을 만들었고, 심리검사 결과를 미술평론가에게 전달해 미학적 비평과 비교하도록 부탁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친 이번 전시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회라는 초자아에 눌려온 내면의 또 다른 자아, 즉 관습과 교육에 의해 숨겨진 충동, 본능, 감각적 부분들이 내면에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예술가들의 심리와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양가성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관람객들이 형상적 표면 아래 숨어있는 '작가는 왜 이런 작품을 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는 내면의 어두운 면을 관계, 삶, 욕망으로 구분, 각각의 내용을 총 6명의 작가를 통해 드러낸다. '어두운 면'(Dark side of)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의 근거나 지표를 찾기 위해 작가의 심리를 미술에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섹터1 '관계의 어두운 면'은 사회적 관점을 중심으로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동시대미술의 키워드로 삼았다. 최성규는 예술가로 사는 자신의 생각과 현상의 안과 밖 이미지를 통해 현대인들이 관계 속에서 느끼는 두려움, 편견, 선입견, 오해 등에서 오는 혼란을 이야기한다. 강건은 타자의 시선으로 변형된 또 다른 자아와 본래의 자아가 겪는 이중적 관계를 표현하고, 인세인 박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세대와 미디어의 관계를 풀고 있다.

섹터2 '삶의 어두운 관계'는 삶과 죽음에 대한 접근으로, 임현희는 '천 번의 숨'이란 제목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밀물과 썰물, 들숨과 날숨을 이야기한다.

섹터3 '욕망의 어두운 관계'는 흔히 욕망은 채워지지 않는 욕구라는 부정적 인식이 많지만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원천이자 에너지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심윤은 현대인이 지닌 다양한 욕망의 이중성을 신화와 명화를 빌려 현실의 굴레를 꿰뚫는 섬세함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채온은 그림 그리는 본질에 집중하며 대상과의 주체화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내면의 복합적인 욕망을 풀어주는 본능적 행위를 보여준다. 전시는 8월 14일(토)까지. 053)661-3526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