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는 '방학'도 없나…대학가 다중시설 매개 확진자 속출

대구 북구 대학로 PC방 확진자 2명 기숙사 거주…사흘만에 누적 13명으로 늘어
올 초 겨울방학 '대학가 자취방 집단감염' 되풀이 모양새…방역당국, 확산 차단에 고삐

21일 오후 대구 북구 대학로에 위치한 PC방 내부 모습. 임재환 기자
21일 오후 대구 북구 대학로에 위치한 PC방 내부 모습. 임재환 기자

21일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북구 한 대학 캠퍼스 내 체육시설. 595㎡(약 180평)되는 실내공간에는 10여 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운동에 한창이었다. 이곳은 지난 주 확진자 2명이 다녀간 곳으로 알려지며 평소보단 이용자가 줄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이 곳 관계자는 "지난주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오전에 40명 안팎이던 이용자가 10명대로, 저녁시간엔 약 70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최근 대학 기숙사와 대학가 인근 PC방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대학로가 감염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들이 방학 기간 캠퍼스 안팎에 머무르며 다중이용시설 여러 곳을 이용하는 탓에 시설을 매개로 한 감염 전파 위험도가 커졌다.

북구 PC방 관련 집단감염은 지난 17일 이곳을 이용한 대학생 2명 확진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캠퍼스 기숙사에 거주했는데, 이후 기숙사 학생과 직원 등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추가 확진이 이어졌고, 사흘 만에 누적 확진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방학 기간 캠퍼스 기숙사나 인근 자취방에 머무르면서 취업준비, 계절학기 수강 등을 이유로 여러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했다. 그 결과 접촉자 범위가 커져 PC방 이용자와 기숙사 2개관 거주자 등 1천여 명이 검사를 받았다.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도 대학가의 감염 소식에 놀란 분위기다. 젊은 층 특성상 PC방을 일주일에 3, 4번씩 이용하는 등 이용빈도가 높고 활동범위가 넓어 확산이 일파만파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말에도 대학교 앞 자취방에서 어울리던 대학생 5명이 이틀에 걸쳐 모두 감염된 뒤 n차 감염으로도 번진 바 있다.

대학생 A(24) 씨는 "확진자 방문 사실을 모른 채 본가를 갔다가 검사받아야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미 가족들과도 접촉한 상태여서 부모님도 검사 대상"이라고 했다.

방학 중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김모(24) 씨는 "여러 층에 사는 학생들이 같은 엘리베이터를 쓰다 보니 감염 우려가 컸다. 기숙사 거주자들만 외출을 자제시킬 게 아니라 이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들도 일시적으로 폐쇄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대학 인근 주점, PC방 등을 이용한 뒤 확진이 되면 직장 내 전파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 구·군과 함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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