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스티브 도나휴 글 / 고상숙 옮김 / 김영사 / 2005년)

1976년, 유럽을 여행하던 스티브는 파리에서 혹독한 추위를 만난다. 매서운 추위에 질린 스티브는 친구와 함께 서아프리카 해변에서 겨울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비행기표를 살 돈이 없어 차를 빌려 타고 시작한 여행은 알제리를 거쳐 세계 최대 사막인 사하라 종단으로 이어진다. 따뜻한 남쪽 해변으로 간다는 목표 외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던 이 여행에서 그들은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며 수십 일간 길을 찾아 헤맨다. 저자는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이 사막여행의 경험에서 인생 사막을 헤치고 나갈 풍성한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세월이 흐른 뒤 저자는 젊은 시절에 경이롭게 체험했던 사막의 방황을 책으로 엮었다. 그것이 이 책이다. 사하라 사막 여행은 저자의 개인적인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세계적 컨설턴트로서 독창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탁월한 자료를 제공했다. 현재 저자는 개인과 조직의 변화, 팀워크, 삶의 균형, 다양성, 혁신, 재능 발견 등에 관해 조언을 들려주는 연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인생을 흔히 등산이나 사막의 여정에 비유하곤 한다. 산과 사막은 인류가 보유하고 있는 강력하고 보편적인 상징물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문화권과 종교계에서 이 상징물을 이용하여 가치관과 가르침을 설파한다. 어찌 보면 인생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등산보다는 예측이 불확실한 사막 여행을 더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사막 여행에서는 지도보다는 나침반을 따라가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을 찾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침반으로 방향을 측정한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사명의 선언문과 같다. 여기에는 살아가는 방법이나 존재하는 방법을 담고 있어야 한다. 인생의 사막을 건너서 따라가는 방향은 깊은 의미가 있고 명료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진실하라, 인내하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가져라, 긍정적인 마음의 자세를 가져라 등의 표현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향 지침이다. 이것이 인생과 변화의 사막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우리는 종종 지도와 여행 안내서를 들고 인생의 사막을 건너기 시작한다. (중략) 그러나 모래땅의 모양이 바뀌면 지도는 아무 소용이 없어지고 우리는 길을 잃는다.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지도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에게는 여행의 출발이 된다."(38쪽)
이 책은 전체 6장으로 나뉘어 있다. 도입부가 약간 지루한 듯 느껴지나 이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마치 저자와 함께하는 사막 여행에 초대받아 동고동락하는 기분을 누린다. 읽기 쉽고 재미있지만 의미는 깊고 묵직하다. 내가 아는 사막이라면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통한 간접 경험이 전부이다.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이 부족해서 위험하고 불편한 곳이 사막이다.
이 책은 이미 변화의 사막을 수없이 경험한 중장년층의 독자에게는 위로와 휴식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오아시스일 것이고, 노마드적인 삶을 꿈꾸는 독자에게는 파트너가 되어 줄 것이다.
김정숙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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