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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구KTX역 개통 앞, '악취 산단' 오명 벗을수 있나?

염색산단 악취 없애는 대구시…"2024년까지 모든 업체 집진기 운용"
126개 업체 중 최신식 집진기 도입한 곳 22곳 뿐…市 "설비 교체비용 90% 지원, 36곳으로 늘릴 것"

올해 말 서대구KTX역 개통을 앞두고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 악취 저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한창 가동되고 있는 염색산단 공장 모습. 매일신문 DB
올해 말 서대구KTX역 개통을 앞두고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 악취 저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한창 가동되고 있는 염색산단 공장 모습. 매일신문 DB

올해 말 서대구KTX역 개통을 앞두고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가 '악취 산단' 오명을 벗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염색산단 주변 주민들은 염색한 천을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서대구KTX역이 개통해 열차 운행이 시작되는 연말이면 주민들이 체감하는 악취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동풍이 주로 부는 여름철의 경우 악취가 금호강쪽으로 날려가 희석되는 반면 겨울철에 북서풍이 불면 악취가 인구가 밀집된 비산동과 평리동으로 향한다는 이유에서다.

A(59) 씨는 "이른 아침 출근하는데 오전 6, 7시면 염색산단 전역이 뿌옇게 보일 정도다. 이른 아침과 저녁에 악취가 유독 심하다"고 말했다.

염색산단관리공단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입주 업체는 126곳으로 모든 공장이 악취저감을 위한 집진기를 운용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업체가 파이프를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하는 등 관리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악취저감 효과가 떨어지는 활성탄 흡착식 집진기를 사용하고 있다. 악취가 섞인 유증기의 90% 이상을 빨아들이는 전기식·열촉매 방식 집진기는 비싼 비용 탓에 이를 설치한 업체가 지난해 기준 22곳에 불과하다.

김이진 염색산단관리공단 이사장은 "환경오염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업체들도 개선 의지가 확고하다. 최신식 집진기가 한 대당 5억원 수준으로 부담이 크지만 최근 들어 도입에 나선 업체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오염물질 저감에 꾸준히 신경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169억4천만원(국비 93억원, 시비 76억4천만원)을 투입해 염색산단 인근 악취저감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예산은 모두 노후 집진기 교체비용의 90%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연말이면 최신식 집진기를 설치한 업체가 36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2024년까지 업체 전체 집진기를 교체하는 것이 목표"라며 "여전히 적은 비율이지만 공장 규모가 큰 업체가 먼저 나서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저감효과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염색산단 주변에 오염물질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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