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 눈에 부족하고 안이하게 보이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 오류와 관련, 참모들을 강하게 질책하고 해결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최근 백신 예약 시스템 오류 및 마비와 관련해 IT 강국인 한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며 참모들을 질책하고, 강력한 대응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은 "군이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질책했다.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 먹통이 툭하면 반복돼 정부의 방역 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784명 발생해 일주일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모더나 백신 도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50대 일부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처지가 됐다. 문 대통령이 자랑했던 K방역이 누더기가 됐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IT 강국 운운하며 참모들을 질책했을 뿐 자신의 과오는 인정하지 않았다.

청해부대의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도 군 통수권자이자 방역 최종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았다. 문무대왕함에 탄 청해부대 승조원 301명 중 90%나 되는 270명이 집단감염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문 대통령은 군을 질책했을 뿐이다. 문무대왕함에 탔다가 코로나에 감염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애끓는 심경을 헤아렸다면 대통령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 대신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사과를 했다.

일이 터지면 자신은 뒤로 빠지고 아랫사람들을 질책하는 문 대통령의 행태는 여전하다. 두 사안만 하더라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사과하고도 남을 사안이다.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사태임에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청해부대의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국민의 눈에는 부족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 눈에 부족하고 안이하게 대처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문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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