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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염색산단 "타 업종 30% 허용"…환경오염·악취 개선 전망

구조조정 이사회 상정 예정…"조업물량 감소, 서대구역 개통으로 변화 절실"
업체 대부분 업종제한 해제에 '찬성'…땅값 상승 기대감도

대구염색산업단지 업체 내부에서 산단 업종 제한을 해제하자는 제안이 제기됐다. 사진은 염색산단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염색산업단지 업체 내부에서 산단 업종 제한을 해제하자는 제안이 제기됐다. 사진은 염색산단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가 '30% 범위 내 타업종 입주 허용'을 공식적으로 추진한다. 매년 조업 물량이 줄고, KTX 서대구역이 곧 개통하는 등 대내외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종 제한이 풀리면 염색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산단 주변 악취와 오염물질 문제도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염색산단은 "오는 26일 열리는 제6차 이사회에 '대구염색산단 지속성장을 위한 자체 구조조정 추진 계획(안)'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해당 안건의 핵심 내용은 산단 내 현재 입주업체 수(126개사)를 기준으로 30% 범위 안에서 다른 업종 입주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올해 초 염색산단이 입주업체 126개사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업종다양화 의견조사'에 따르면 타 업종의 입주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78%(99개사)로 나타났다.

업종 제한 해제는 염색산단 악취 개선 요구가 나올 때마다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무산된 주제다. 염색업계의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 것이라는 업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염색산단 조성 당시 기업인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업체 대표들의 경영 지속 의지가 이전보다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서대구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 염색산단도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염색업체들의 업종 확대 요구에 대해 땅값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업황 부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염색산단 가동률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업종 제한이 풀리면 지가가 상승해 매출 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종 제한이 풀리면 악취와 환경오염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악취 유발 가능성이 적은 다른 업종이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서대구역세권 개발로 염색산단 주변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염색산단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친환경 고부가가치 업종이 대거 들어온다면 지역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염색산단은 30% 입주허용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돼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면 다음 주 중 대구시에 해당 내용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업계가 입장을 전달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염색산단과 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겠다. 지역경제와 섬유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당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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