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두고 갈라지는 국민의힘…이준석 "선 넘었다" 친윤계 "평론가냐"

정진석 "정치는 예능 아냐"에 이 대표 정중동 강조…여 정청래 "국힘 내전 중"

국민의힘 권성동(왼쪽부터), 정진석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밖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놓고 국민의힘이 적전분열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좌우로 불리는 중진의원들이 23일 정면충돌했다. 여권은 싸움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그동안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에 대해 미숙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연일 입당을 압박하자, 정진석·권성동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가 들고 일어났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5선)은 페이스북에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지율 30%인 윤 전 총장을 비빔밥 당근으로 폄하하고 지지율이 하락한다고 평론가처럼 말하기 바쁘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승리한 요인은 무엇이냐"며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1야당 당수가 철학과 정책으로 무장하지 못하고 따릉이 타기와 토론 배틀 등의 이벤트 쇼에만 매몰되면 정권 연장을 위한 방석만 깔아주게 된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도 "당대표는 (대선)후보 평론가가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전날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 "위험하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거 정치에 미숙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이다.

권 의원은 또 "윤석열의 지지도는 당 지지도와 비례하고 있다. 즉, 윤석열과 이준석은 공동운명체"라며 "영민한 당 대표가 감정적으로 나서지 않고, 보다 냉정하게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의 열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야권 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정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고 썼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DMC타워에서 열린 중소상공인 자영업자-국민의힘 현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선을 넘었다"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긴급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어떻게 서울시장 재보선에 똘똘 뭉쳐 이뤄낸 승리를 윤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하나"라고 몰아세웠다.

특히 "지난 선거 때도 단순히 지지율 추이나 여러 사정에 따라 안철수란 당 외 후보에 표현이 조금 과격할지 모르지만 '부화뇌동' 하던 분이 있다"며 "당내 중진의원께서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민의힘 집안 싸움에 더불어민주당은 바람을 넣었다. 정청래 의원은 전날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에 대해 "오십보백보"라고 한 데 이어 이날 "국민의힘은 내전 중"이라며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을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소속 의원들은 당대표가 평론가냐?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라며 당대표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