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과 신흥 강자 '쿠팡이츠' 간 '단건 배달 서비스' 경쟁이 과열되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더 비싼 배달료 부담을 견디다 못한 자영업자들이 너도나도 음식값 인상에 나서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배달료' 폭탄
단건 배달은 2019년 5월 쿠팡이츠가 '빠른 배달'을 내걸면서 생겨난 방식으로, 쿠팡이츠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높이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후 국내 최대 배달업체인 배달의민족도 '배민1'이라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배달 시장의 대세가 됐다.
문제는 '단건 배달'이 '묶음 배달'에 비해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배달대행료가 1천650원가량 비싸다는 점(쿠팡이츠 기준)이다.
음식값을 인상하기 어려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배달료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대구에서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이재섭(가명) 씨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방침은 '무료배달'이다. 즉 고객에게 배달료를 부담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배달의민족으로 최소주문금액인 1만3천원어치 주문(묶음 배달)을 받으면, 300원가량의 손실을 본다. 단건 배달을 하는 쿠팡이츠로 같은 금액의 주문을 받았을 때는 2천500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씨에 따르면 1만3천원어치 음식을 팔면, 임대료·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빼면 수익은 3천380원에 불과한데, 배달비 등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가맹점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배달업체 측에 본사가 일부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가게 다른 가격…결국 소비자에 '전가'
같은 가게라도 단건 배달 또는 묶음 배달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해 파스타 등을 파는 대구의 A업체는 묶음 배달 외에도 단건 배달인 '배민1'을 이용하고 있다. 묶음 배달의 경우 소비자에게 최대 1천500원까지 배달료를 받고 있지만, 단건 배달을 할 경우 최대 2천원까지 올려받는다. 쿠팡이츠 단건 배달도 최대 2천원까지 배달료를 받는다.
A업체 등 묶음 배달과 단건 배달 주문을 함께 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배달 방식에 따른 배달료 차이를 모르는 일부 손님은 '왜 가격이 서로 다르냐'고 항의까지 한다"고 했다.
배달료 부담을 견디다 못한 자영업자들은 배달료 인상보다 음식값 인상이라는 편법을 택하고 있다. '단건 배달→배달비·음식값 인상'으로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유모(50) 씨가 대구에서 개인으로 운영하는 피자집은 홀보다 3천원 비싼 배달 메뉴 가격을 최근 1천원 더 인상했다. 유 씨는 "배달료 4천원을 내걸면 사람들이 주문하지 않기 때문에 배달 메뉴값을 올리고 대신, 방문 포장 시 4천원 '할인'한다고 내건다"며 "폭증한 배달료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지 않고서는 장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차모(41) 씨도 "배달앱 측에 항의해봤자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고, 혹시나 불이익이라도 받을까 두렵다"며 "배달 메뉴의 가격을 조금씩 올리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면서도 손님들의 항의를 덜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 김진수(28) 씨는 "2018년 교촌치킨이 배달비 2천원을 받는다고 했을 때, '불매 운동'이 일어난 것이 기억난다"며 "불과 3년 만에 배달비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씁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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