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관·백화점 '바글바글'…더위에 실내 찾는 사람들, 코로나는 남일?

확진자 많이 나온 연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 북적
이른 시간에도 식당가엔 대기줄로 가득해
대백 철수 이후 동성로 상권은 잠잠해

25일 오후 백화점 내 위치한 카페에는 테이블 간 칸막이 설치 등 방역 조치 없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최혁규 기자
25일 오후 백화점 내 위치한 카페에는 테이블 간 칸막이 설치 등 방역 조치 없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최혁규 기자

25일 오후 1시 30분쯤 대구 동구 한 영화관. 한낮 최고기온이 33℃에 육박하는 가운데 무더위를 피해 사람들이 영화관으로 몰렸다. 영화 예매사이트를 통해 상황을 확인한 결과, 이용 가능한 71석 중 9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가득 찼다.

영화관 직원은 "최근 기대를 모았던 개봉작들이 개봉했고 날씨가 최근에 무더워져 영화관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관람객이 다시 늘면서 영화관 직원은 시작 전까지 영화관 내부를 둘러보며 손님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다.

주말을 맞아 무더운 날씨에 냉방이 되는 실내로 사람들이 몰렸다. 실내 다중이용시설들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규제에 해당되지 않고, 주요 고객층이 최근 확진자가 많이 나온 젊은 층이어서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백화점 내 카페는 인산인해였다. 카페 바깥에는 테이블이 가득 차 앉을 자리를 기다리는 손님도 있었다.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50㎡ 이상 시설을 이용 시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또는 좌석 한 칸 띄우기, 테이블 간 칸막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테이블당 의자 개수만 적을 뿐 방역 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A(45) 씨는 "무더운 날씨 속에 계속 집에서 종일 에어컨을 틀기엔 부담스러워 식사와 나들이 겸 백화점에 왔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걱정되지만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면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오후 3시 30분쯤 식당가에도 손님들로 가득했다. 인기가 많은 식당 앞엔 대기가 7팀인 곳도 있었다. 일부 손님들은 식당 앞에서 앉아서 기다리기도 했다. 대기하던 손님들이 마스크를 내려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이를 제지하는 직원들은 없었다.

25일 오후 3시 30분 쯤 백화점 내 식당 상가에는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25일 오후 3시 30분 쯤 백화점 내 식당 상가에는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식당가 인근에는 간단한 요깃거리를 판매하는 상점도 있었다. 이곳에서 물건을 구매한 손님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내린 채 음식을 먹으며 대화에 여념이 없었고, 코로나 탓에 테이블과 좌석들을 사용할 수 없다보니 대부분 이동하며 먹는 경우가 많았다.

무더위를 피해 헬스장으로 모인 사람들도 있었다. 달서구 한 헬스장 직원 B(28) 씨는 "헬스장이 그나마 시원하다 보니 운동하러 오는 사람도 많은 편"이라며 "방역에 민감한 손님들도 많아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히 소독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했다.

25일 오후 무더운 날씨에 텅 빈 동성로 모습. 최혁규 기자
25일 오후 무더운 날씨에 텅 빈 동성로 모습. 최혁규 기자

반면 같은 시각 동성로엔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대구 시민들의 주된 약속 장소인 대구백화점은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앞을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동성로에서 옷가게를 하는 C(68) 씨는 "아무래도 대구백화점이 있을 땐 그 안에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며 "대백이 문을 닫고 코로나, 더위가 맞물리면서 동성로 일대를 찾는 사람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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