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형 틈새 돌봄' 한 달째 "반응 좋기는한데…"

시범 운영 한 달 개선 요구도 나와…40곳 중 12곳만 차량 운행, 학부모들 "등하원 수단 고민"
센터당 직원 2, 3명 인력난도
학부모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자녀들 사회성 기를 수 있어서 좋아"
센터는 인력난으로 차량 운행 어려워, 기존 지역아동 센터 회원과 함께 돌보기도 벅차

지난 23일 동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들이 틈새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윤정훈 기자
지난 23일 동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들이 틈새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윤정훈 기자

대구시가 방학 중이나 방과 후 등 돌봄 공백에 놓인 아동들을 보살피기 위해 실시하는 '대구형 틈새 돌봄 사업'이 등하원 문제와 인력난 등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내년 시행할 온종일 돌봄사업 구축 전단계로 이달 초부터 '대구형 방과 후 틈새 돌봄 사업'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틈새 돌봄은 40개 지역 아동센터에서 방학 중, 방과 후 등 돌봄 공백 상황에 놓이는 아동들을 상대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6~12세 아동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현재 121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때마침 방학을 맞아 아동 돌봄이 절실한 대다수 학부모들은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틈새 돌봄 서비스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거주지와 거리가 먼 아동센터로의 등하원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차량운행을 하는 아동센터는 전체 40곳 중 12곳 뿐이다. 근무 중에 아이를 데리러 나올 수 없는 맞벌이 가정은 차량 운행을 하지 않는 센터의 틈새 돌봄을 이용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한부모 가정이나 미혼모·부 가정 중 부모가 일을 하는 경우에는 차량 운행이 없으면 아동들 등하원이 불가능에 가깝다.

학부모 A(41·대구 동구) 씨는 "초등학교 돌봄 교실을 마친 후 아이가 혼자 센터까지 가야하는데 8살짜리 아이에겐 너무 먼 거리고, 아이를 데리러 가자니 일터에 자리를 비울 수 없어 결국 서비스 이용을 포기했다"며 "학교와 센터 사이에 미술학원을 추가할까 생각해봤지만 미술수업 시간과 틈새 돌봄 시간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해 돌봄 서비스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인력 부족 문제 해결도 시급한 과제다. 부모들의 편의를 돕고자 센터 내 차량 운행을 하고 싶어도 센터 이용인원이 30인 이상이 아닐 경우 종사자가 2명으로 제한된 탓에 차량 운행을 담당할 인력이 없다.

동구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이용정원 29명인 우리 센터에서 차량 운행을 하면 한 명이 운전을 하고 다른 한 명이 동승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센터에 남아 아이들을 돌볼 책임자가 없게 된다"고 했다.

장기간 틈새 돌봄을 원하는 학부모도 많지만 2~3명의 적은 인력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집중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포함된 기존 센터 이용 아동들과 틈새 돌봄 이용 아동들을 함께 돌보기는 무리다.

지역아동센터 대구지원단 관계자는 "현재 센터들을 통해 차량운행, 급식, 인력난 문제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올해 시범사업 기간에 발견되는 문제를 꼼꼼하게 파악해 내년 온종일 돌봄 사업 구축 시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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