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대구에서 열대야가 사라진 것일까. 서울, 인천, 부산에서는 벌써 10일 이상의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에서는 아직 잠잠하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에서 밤 사이(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를 넘기는 열대야는 올 들어 단 한 차례만 관측됐다.
아침 최저기온이 25.6도를 기록한 지난 14일 이후 대구에서는 비교적 선선한 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열대야는 16일 이었고,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94년으로 37일이었다. 2013년은 36일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대프리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무더위는 대구보다는 서울 등 서쪽 지역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27일 대구 낮 최고기온이 34.4도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서쪽의 경기 화성은 37.3도, 서울은 35.7도를 기록하는 등 더 더웠다.
올해 관측된 열대야 일수도 서쪽 지역이 유독 많은 편이다. 인천의 경우 올해 열대야가 10일 연속 이어지는 등 모두 14차례 관측됐고 서울과 부산도 각각 12일, 13일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올해 서쪽 지역 기온이 유독 높게 나타난 이유로 최근 북태평양 고기압 흐름을 꼽았다. 서쪽으로 부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온도가 올라가고 있고 고온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과 서쪽 지역에서 만나면서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인 탓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 본격적인 열대야는 이달 말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주말을 앞둔 30일 대구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로 올라간 뒤 다음 주까지 2일(24도)을 제외한 모든 날 열대야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낮 최고기온의 경우 30일 35도를 시작으로 다음 주 내내 33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대구경북 낮 최고기온이 당분간 오르면서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남부 지역에서 시작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을 전망"이라며 "가장 무더운
오후 2~5시 실외 작업을 자제하는 등 온열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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