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들이 앞 다퉈 '이미지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정책 공약보다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에 열광하는 유권자의 수요에 충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27일 유튜브에 이른바 부캐(제2의 캐릭터)인 '희드래곤 H-Dragon' 계정을 개설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부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원 지사는 영상에서 정치사회부 기자 '원희봉'을 콘셉트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보도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자신의 반려견을 활용해 기존 '강골 검사' 이미지 탈피를 꾀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인스타그램에 반려견 '토리'의 이름을 딴 '토리스타그램' 계정을 신설하고, 자신의 반려동물 사진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반려인 및 2030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여권 대선 경선 레이스도 '이미지 정치'의 각축장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플랫폼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제페토 맵에서 팬 미팅을 여는 등 가상현실에 익숙한 유권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제페토 맵을 운영하는 여야 대선주자들은 이 전 대표 외에도 박용진 의원, 원희룡 지사 등이 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 등은 오로지 정책 공약으로만 대선 승부수를 띄우고 있어 캠프 내에서도 고민이 크다는 전언이다.
유 전 의원 측은 "많은 노력을 거쳐 정책공약을 내놓아도 대중의 주목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미지 중심의 정치에도 힘을 실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대선에서 '이미지 정치'가 핵심이 된 원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유권자 수요의 변화 등을 꼽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정착되면서, 이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것이 표심을 얻는 중요 방법이 됐다"며 "또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감)로 유권자들이 정책공약을 살펴보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도 상대적으로 단순한 이미지 정치가 각광받는 배경이 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후보들이 정책공약을 배제한 채 이미지로만 승부하는 것은 유권자의 합리적인 투표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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