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Z세대 '바디프로필' 열풍…'인생샷' 남기려 홈트, 연예인만 하나

요가 매트·아령·폼룰러 등 작년보다 상표출원 11.5%↑
문틀철봉·스마트워치 인기…앱 보며 운동법과 자세 익혀
근육질 몸매 완성 후 찰칵!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은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은 '코로나19' 확산세로 늘어난 홈트레이닝족(홈트족)을 겨냥해 '요가 원데이 클래스'를 꾸준히 편성하고 있다. 최근 인기 요가강사 이유주가 진행한 요가 클래스는 탄탄한 바디 라인을 가꾸는 방법을 여러가지 동작으로 선보여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 제공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했다. 한여름에도 외출과 타인 대면이 모두 어렵다 보니 홈트레이닝(이하 홈트)에 대한 관심이 재차 커지고 있다.

홈트 열풍에 더욱 불을 붙인 건 '바디프로필' 열풍이다. 바디프로필은 과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만 촬영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다 오늘날에 와서는 건강과 자기 관리를 중요시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친숙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대중화해 유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런 홈트 열풍은 '덤벨(아령) 이코노미'를 불러 일으켰다. 덤벨로 대변되는 운동용품 소비가 일종의 경제현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운동용 매트, 턱걸이봉은 물론이고 운동량이나 체지방량을 기록해 주는 스마트워치, 스마트 체중계 등 다양한 용품이 인기다.

◆홈트 인기 끌어올린 바디프로필 열풍

'바디프로필' 인기는 인생에서 가장 젊고 멋진 시기를 살아가는 MZ세대 사이에서 유독 뜨겁다. 남녀를 불문하고 오랜 기간 고강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근육질 몸매를 만든 뒤 전문 스튜디오에서 모델처럼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다.

검색 데이터 분석 플랫폼 블랙위키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바디프로필' 키워드 검색량이 50만 건을 넘겼다. 지난 5월 한달만 7만3천200건이나 됐다. 같은 달 네이버에서도 '바디프로필' 검색량이 전년 동기보다 72% 늘었다. 인스타그램에 '바디프로필'을 해시태그한 게시물도 200만 건을 넘겼다.

헬스장 방문이 어려운 요즘 홈트로 고강도 운동을 하려는 이들이 많다. 이에 운동용품 관련 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요가매트, 아령, 폼롤러 등 홈트 관련 상표가 233건 출원했다. 이는 전년 동기 209건보다 11.5% 증가한 수치다. 운동 방법이나 자세를 가르쳐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설치자 수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에서도 근육 형성을 도와주는 단백질, 채식 위주 식단 제품을 대거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8년 890억원에서 지난해 2천460억원으로 2.76배 성장했다. 과일·채소 농산물 시장 규모도 지난해 6월 사상 처음 1조원을 넘겼다.

뷰티·의류 업계 역시 홈트족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군으로 주목받는다. 운동할 때나 바디프로필 촬영 때 즐겨 입는 스포츠 언더웨어, 레깅스 매출이 크게 뛰었다. 피부를 깔끔하고 선명하게 보여주는 왁싱, 태닝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 대기업과 플랫폼 스타트업, 개인 인플루언서 등도 홈트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 예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는 LG유플러스와 함께 2019년 9월 체계적인 피트니스 커리큘럼에 인공지능 코칭을 접목한 홈 트레이닝 앱인 '스마트 홈트'를 출시한 뒤로 관련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러닝머신, 풀업바, 스마트워치로 집안을 헬스장처럼

좀더 적극적으로 홈트에 나서는 이들은 아예 가정을 헬스장처럼 꾸미기도 한다. 러닝머신과 사이클, 푸시업바(팔굽혀펴기용 받침대), 풀업바(턱걸이용 철봉)를 구비하고서 스마트 체중계와 스마트워치로 체중과 체지방량, 운동량을 체크한다.

이런 인기는 업계의 특허 경쟁에서도 볼 수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비대면·스마트 실내 운동기구 관련 신규 특허 출원 추이를 보면 지난 2011~2017년까지 7년 동안은 매년 평균 20건 안팎으로 늘다가 지난 2018년 60건, 2019년 82건으로 예년보다 3, 4배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총 142건이나 출원됐다.

운동기구 가운데 홈트 기구 전문 브랜드 '더스크랙'의 '문틀철봉' 경우 문틀 상단 양쪽에 봉을 고정한 뒤 매달려 오르거나 턱걸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하중 300㎏을 감당할 수 있고, 봉 양쪽에 체크무늬의 압착 고무를 적용해 고정력을 올리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워치 인기도 날로 오르고 있다. 애플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2분기(회계연도 기준) 실적발표에 따르면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제품을 포함한 기타 상품군의 매출이 87억8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업계는 전세계에서 건강에 관심 많은 이들이 애플워치를 구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워치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워치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제품이다.

이에 뒤질 세라 삼성전자도 내달 내놓는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서 구글과 함께 개발한 통합 OS(운영체제)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삼성과 구글의 통합 생태계를 기반으로 애플의 점유율을 뺏겠다는 의지다.

◆경량 아령, 유사 안전기준 600배 초과한 유해물질 나와

한편, 홈트 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부 불량 제품도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 판매 중인 홈트 용품의 안전성과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합성수지제로 코팅된 경량 아령 10개 중 7개 제품 손잡이에서 22.3~63.5%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DBP)가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주로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 물질로, 오랜 시간 노출되면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 간·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남성 정자 수 감소, 여성 불임 등 생식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가정·공공장소 등에서 사용해 신체 접촉이 잦은 합성수지 제품은 '안전기준준수대상 생활용품'에 해당해 유해물질 안전기준(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총함유량 0.1% 이하)을 충족해야 한다. 경량 아령은 이런 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일반적 합성수지제품 안전기준을 경량 아령에 적용할 경우 최대 635배의 프탈로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경량 아령 외에 케틀벨과 피트니스 밴드 총 26개 제품도 조사했으나 다른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나오지 않거나 기준 미만으로만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경량 아령 제품 사업자들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품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국가기술표준원에 합성수지제품 안전기준 적용 범위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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