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다습한 도쿄의 폭염에 결국 올림픽 테니스 경기 시간이 변경됐다. 더위를 견디다 못한 선수들의 비명이 속출하고 세계 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내가 죽으면 책임질 거냐"고 따지기까지 했다.
29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국제테니스연맹(ITF)은 이날부터 테니스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변경하기로 했다. 선수의 건강을 위해 고온 다습한 상황을 고려해 변경했다는 것.
메드베데프는 전날 남자 단식 3회전 경기 중에도 더위에 호흡이 곤란해지는 등 극도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2시간 반에 걸린 풀세트 접전 끝에 메드베데프가 2-1로 승리했지만, 경기 도중 심판이 괜찮은지 물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는 이때 "경기는 끝까지 할 수 있지만 죽을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 죽으면 ITF가 책임을 질 건가?"라고 되물었다고 AP통신과 BBC 등이 전했다. 경기 후 그는 "첫 세트에서 이미 호흡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어서 트레이너를 불렀다"며 "횡격막이 움직이지 않게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2세트 때는 점수를 낼 때마다 눈앞이 어두워지고, 어떻게 해야 좋아질지 알 수 없었다"고도 했다.

여자 경기에서는 열사병 증세로 아예 기권하는 선수가 나왔다. 파울라 바도사(스페인)는 준준결승 경기 도중 기권하고 휠체어를 탄 채 코트를 떠났다. 그는 "첫날부터 힘들었다"며 "최대한 적응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몸이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경기 후 집단 구토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는 등 도쿄의 여름 폭염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유치 경쟁 당시 "도쿄올림픽이 진행되는 7, 8월에 온화한 날씨가 예상돼, 선수들에게 이상적인 기상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 외신에선 '거짓말'이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BBC는 "전 세계 엘리트 선수들이 도쿄 곳곳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을 때, 정부 관계자들은 시민들에게 '햇볕 아래서 운동하는 것을 피할 것'과 '격한 운동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이 상황이 이상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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