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구 남구 한 아파트에서 24시간가량 장시간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30일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와 주민들에 따르면 29일 오후 7시 30분쯤 남구 대명동에 441가구가 사는 한 아파트단지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전기공급 중단은 한전 측 설비 고장이 아닌 아파트 수전설비(전기를 공급받아 변전한 후 세부 시설로 공급하는 설비)가 낡아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구조상 전기가 끊기면 물을 공급하는 급수펌프가 중단돼 정전과 단수가 동시에 발생했다.
29일 지원요청을 받은 한전 측은 급수펌프 사용을 위한 주상변압기 임시 설치 등 긴급복구 지원 인력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해당 설비의 노후화가 심해 복구작업 속도는 더뎠고, 다음 날 오전 6시가 돼서야 수도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정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30일 오전 9시부터 임대 발전기를 투입해 비상 전기를 사용했지만 발전량이 많지 않아 아파트 1동부터 7동까지 1시간씩 번갈아 가며 비상 전기를 나눠 쓰기도 했다.
전기공급 중단으로 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이용, 식사 해결이 어렵게 되면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29~30일 대구에 폭염경보가 발령된 데다 29일 밤 대구 최저기온은 25.3도로 열대야까지 겹쳤다.
주민 이모(46) 씨는 "너무 더워서 아이들이 울고 잠을 설쳤다. 결국 아이 3명과 아내는 차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잤다. 집이 9층인데 같이 사는 아버지가 계단으로 오르기가 힘들어 같은 동 1층 이웃 주민 집에서 잠시 머무는 중"이라고 했다.
김모(60) 씨는 "30일 오후 1시 15분쯤 잠시 전기가 들어오길래 그 틈에 밥을 지었다. 냉장고가 장시간 꺼져 음식도 다 상했다"며 "밤부터 주민 대부분 모두 차에 들어가 있고 일부는 화가 나서 단지 내에서 소리 지르고 난리였다"고 전했다.
이곳 아파트에는 정전된 지 24시간이 넘게 지난 30일 오후 7시 45분쯤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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