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경북 동해안 육상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고수온이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덮치면서 어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양식 물고기 특성상 고수온 발생 기간이 길수록 스트레스가 누적돼 폐사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1일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 등에 따르면 올해 포항 등 경북 동해안 고수온 주의보는 지난달 24일 내려졌다. 평년 기준 고수온이 8월 중순쯤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름 일찍 경북 동해안을 덮쳤다.
고수온 주의보는 해역 표층수온이 28도(℃) 이상이거나 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전일 대비 수온이 3도 이상 상승 또는 평년 대비 2도 이상일 때 발효된다.
어민들은 하루하루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며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경북 동해안에서는 가장 많이 양식하는 강도다리는 수온에 매우 민감해 심각한 고수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수온 20~26도를 유지해 주는데, 취수펌프를 통해 양식장으로 유입되는 해수의 온도가 갑자기 큰 폭으로 올라가면 스트레스를 받아 병에 걸리거나 폐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번 급작스러운 수온 변화 탓에 포항에선 1일까지 8개 양식장에서 강도다리와 넙치 등 9만3천172마리가 떼죽음을 당했고, 울진에서도 양식장 2곳에서 7만2천여 마리의 강도다리가 죽었다. 영덕에서도 4곳의 양식장 강도다리 1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처럼 고수온이 일찍 찾아온 것은 예년보다 장마가 빨리 끝나고 곧바로 폭염이 시작된 데 있다. 수과원 관계자는 "지난해는 장마가 8월 중순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올해는 7월 중순에 끝났다. 폭염이 빠르게 시작된 데다 기후에 영향을 미칠만한 태풍도 발생하지 않아 바다가 가열만 되고 있는 것이 이번 고수온 발생의 원인"이라며 "지구촌 이상기후도 여기에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어민들은 앞으로 고수온이 얼마나 더 기승을 부릴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포항 A양식장 관계자는 "일찍 덮친 고수온에 손쓸 틈 없이 당했다. 현재 취수를 중단하고 물고기 밥을 주지 않는 등 물고기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보니 이대로 가면 피해가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태풍 소식도 당분간 없다고 하고, 바다 온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냉수대 소식도 들려 여러모로 불안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들은 피해가 발생했거나 우려가 있는 양식장에 얼음과 액화산소, 순환펌프, 면역증강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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