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델타 변이와 돌파 감염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초파리는 여름철이면 우리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곤충 중 하나다. 과일의 단 냄새나 상한 음식, 사람의 땀 냄새를 좋아하는 초파리는 수박·사과 등 과일 껍질 속에 유충 상태로 있다가 2주 뒤 초파리로 성장해 하루 100개의 알을 낳으며 빠르게 개체 수를 늘린다.

고온다습한 여름에 음식물 쓰레기를 집 안에 방치할 경우 초파리 잔칫상이나 다름없다. 유튜브 등에 초파리 트랩이나 스프레이 등 갖가지 초파리 퇴치법이 소개돼 있는데 가장 손쉽고 즉각적인 퇴치법은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바로 처리하는 것이다. 초파리에게 알을 낳을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인데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다.

요즘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세가 무섭다. 세계보건기구는 지금까지 총 132개국에서 델타 변이가 발견됐고, 전 세계적 우세종이 됐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델타 변이 감염자가 확진자의 50%를 넘어섰다. 며칠 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휴양지에서 900여 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는데 확진자의 90%가 델타 변이 감염자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확진자의 74%가 백신 접종 완료자로 '돌파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델파 변이는 감기보다 훨씬 전염성이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력은 일반 감기 정도로 환자 1명이 평균 2, 3명을 감염시킨 반면, 델타 변이는 감염자 1명이 5명에서 최대 9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 델타 변이의 감염력은 감기나 소아마비, 에볼라바이러스보다 강하고 전염성이 매우 높은 수두 수준으로 백신 접종만으로는 돌파 감염을 막을 수 없다는 보고서도 있다.

다만 돌파 감염이 일어나더라도 백신을 접종하면 중증도가 낮고, 치료도 훨씬 쉽다. 미국에서 지난 5월 한 달간 코로나19 사망자 1만8천 명을 조사했더니 99.2%가 백신 비접종자였고, 접종자는 0.8%(150명)로 나타나 백신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미국 돌파 감염의 확률은 1.1%로 조사됐다.

델타 변이 확산이 보여주듯 시간이 지날수록 변종 코로나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초파리 퇴치법처럼 신속한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만이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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