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문도 못 열게 하는 올림픽 감옥"…확진·격리된 선수들 불만 폭발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17일 발표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17일 발표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2020도쿄올림픽 참가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된 선수들이 격리 시설과 식단 등 격리 조치 전반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2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확진자 격리 환경이나 식사에 대해 선수 등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창문이 열리지 않아 비인도적이라고 반발하는 사례가 있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도쿄 한 호텔에 격리된 네덜란드 선수와 코치 등 6명이 "비인간적인 격리 환경을 개선해달라"며 로비에서 약 7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방이 지나치게 좁고 창문을 열 수 없어 환기를 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네덜란드 여자 태권도 67kg급의 레슈미 우깅크(32), 여자 스케이트보드의 캔디 제이콥스(31) 등 선수들은 SNS에 여러차례 게시물을 올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깅크는 열리지 않는 창문을 힘껏 밀어내는 모습과 함께 "감옥 탈출(Prison break) 계획: 우리는 공기를 원한다!"라는 자막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태권도 장비와 선글라스 등으로 만든 더미(사람 모형)를 침대에 앉혀 두고 '올림픽 감옥의 새 친구'라고 칭하기도 했다.

제이콥스는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리고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없다"며 "너무도 비인도적이다. 정신적으로 아주 막다른 곳에 내몰렸다"며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네덜란드 올림픽 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창문이 잠겨 있었고 개방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네덜란드 선수 등은 당국자가 입회한 가운데 15분간 창문을 여는 것을 허락받았다.

아울러 레이스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독일 사이클 국가대표 사이먼 게스케(35)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격리된 호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창문이 잠겨 있고 하루 세 번 방을 나갈 수 있다. 오전 7시 체온 측정 시간이며 천장에 달린 스피커가 날 깨운다. 마치 감옥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쌀밥, 간장 등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칼도 주지 않아 방으로 보내진 과일을 자르기 위해 네일 파일을 사용했다"며 "여긴 모든 게 좀 이상하다"고 식단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이에 독일 베를린에 거점을 둔 운동선수 인권옹호 단체는 "격리용 호텔의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균형 잡힌 음식이 제공되지 않는다"며 격리 중인 선수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또 선수들이 운동 후 옷을 손빨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언어 장벽으로 인해 의료 종사자와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의 대표는 "IOC 구성원은 고급 호텔에서 지내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은 감옥 같은 상황에서 지내야 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2일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대회 관련의 관계자 17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신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올림픽 관련 누적 확진자는 276명으로 늘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