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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로봇 테스트필드' 수도권 아닌 대구로…"정부, 균형발전 의지 보여야"

대구·경남·서울·충남 등 6개 지자체 유치전 13일에 결정…"비수도권 최대 로봇도시 대구가 최적지"
평소 요수 '균형발전' 매우 제한적…로봇 기업 64% 몰린 서울, 또 유리
K-바이오랩허브, 이건희미술관 사례처럼 '지역은 들러리' 우려

2019년 3월 대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3월 대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가 열린 달성군 현대로보틱스에서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이용한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업비 3천억원이 걸린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매일신문 5월 19일 자 1·3면) 최종 입지가 이달 13일 결정 나는 가운데 이번 사업만큼은 수도권 '서울'이 아닌 비수도권 최대 로봇도시 '대구'로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부터 2029년까지 진행하는 이 사업의 골자는 서비스로봇 시장 확산과 사업화 촉진을 위한 기술개발, 인프라 구축 등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지난 30일까지 유치계획서를 접수한 결과 대구, 경남, 서울, 충남, 광주, 부산 등 6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진흥원은 ▷이달 3일 유치계획서 검토 ▷4~6일 현장 확인 ▷11일 발표 평가 등을 거쳐 13일 입지를 발표할 방침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클러스터 등 비수도권 최고의 로봇산업 인프라를 갖춘 대구시는 대규모 시비 투입계획까지 내놓는 등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형국책사업을 잇따라 따낸 수도권이 이번에도 승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평가 항목 중 균형발전 관련 평가 항목이 매우 제한적이어서다. 평가의 40%를 차지하는 '입지 조건' 11개 항목 중 하나로 규정한 '국가 균형발전에의 기여 가능성을 제시'가 균형발전과 관련한 유일한 내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는 평가 요소의 하나일 뿐 균형발전 항목이 따로 나와 있는 게 아니라, 서울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대규모 국책사업을 대부분 수도권에 안겨준 것도 우려를 더한다.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을 모방한 'K-바이오랩허브' 공모가 대표적이다. 국비 투입규모만 2천억원대가 예상된 대형 프로젝트에 11개 지자체가 달려들었지만 지난달 초 인천 송도가 유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앵커기업의 존재가 K-바이오랩허브의 인천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기업 숫자가 가장 많은 서울이 앞설 수 있단 주장이 니온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전문서비스 로봇 기업은 192개로 전국의 64%선이며 서울 소재 기업은 73개(24%)에 이른다.

이재경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K-바이오랩허브, 이건희미술관 등이 모두 수도권을 향한 것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얘기"라며 "지난해 수도권 인구 비중이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고, 지방은 소멸 위기를 얘기하는 때에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고려가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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