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8시쯤 대구 동대구역 인근 모텔촌. 이날 방문한 한 모텔 지하 주차장은 주말인데도 한산했다. 평소라면 쉴 새 없이 작동했을 엘리베이터 역시 한가로웠다. 엘리베이터에서 모텔 프런트까지 가는 동안 단 한 명도 마주치지 못했고 프런트 앞에 30분간 서있어도 손님을 볼 수 없었다.
주인 A(58) 씨는 "역 근처다 보니 평일엔 한국철도공사 하청업자나 출장 손님이, 주말엔 외국인을 비롯한 여행객이 주로 방문했는데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손님들이 전부 끊긴 상황이다"고 했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숙박업소들이 고사 직전에 놓였다. 타지 출장 손님이나 여행객 수가 줄어든 것은 물론 유흥주점 영업시간 제한까지 겹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운영비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중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 인기가 좋아 주말마다 타지에서 찾는 여행객들로 손님이 줄 짓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만실은 꿈 꿀 수 없다. 거리두기 1단계 땐 상황이 나아졌다가 최근 3단계로 격상되면서 주말엔 절반 정도만 차도 손님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줄인 종업원 수를 올해 다시 늘렸는데 또 손님이 없어 기가 찰 노릇이다"고 말했다.
클럽‧유흥주점 인근 숙박업소의 타격도 만만찮다. 클럽과 유흥주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운영시간이 오후 10시까지 단축돼 손님 발걸음이 끊기면서 전기세와 수도세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모텔에서 2년간 일한 종업원 A(62) 씨는 "일대 클럽이 정상 영업할 땐 특정 시간대 할 것 없이 손님이 밤새도록 꾸준히 들어왔는데 요즘은 자정까지 손님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며 "이전에는 일찍 손님이 몰려 오후 10시 이후에 오라고 돌려보냈는데 요즘은 가리지 않고 다 받는다. 손님이 줄어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했다.
배상재 대한숙박업중앙회 대구지회장은 "대구시 차원에서 행사를 유치해 외부인 유입을 늘려 죽어가는 지역 숙박업계에 인공호흡기라도 달아줘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전기세나 수도세 감면 등 업소 운영비 지원이 한시적으로라도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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