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외국인계절근로자, 잇단 무단이탈·잠적…"속 탄다"

영양군, 우즈벡 근로자 9명 무단이탈, 출입국사무소에 2일 신고
강원 양구군, 190명 가운데 59명 이탈 '인력업체높은 품삯미끼'

영양군에 들어온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112명 가운데 9명이 무단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농협중앙회 영양군지부가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에게 위문품을 전달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영양군에 들어온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112명 가운데 9명이 무단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농협중앙회 영양군지부가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에게 위문품을 전달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부족한 농촌들녘 일손을 해결해주던 외국인계절근로자들의 무단 이탈·잠적이 잇따르면서 지자체들이 근로자 관리에 비상이다.

이들을 초청한 지자체는 내년도 계절근로자 초청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농가들은 갑작스런 일손 공백으로 농작물 적기 수확에 차질을 빚을까 속이 타 들어간다.

영양군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부터 10월 27일까지 영양지역에서 채소와 고추 수확에 나서오던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112명 가운데 9명이 무단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청기면 안모씨 농가에서 일하던 여성 2명이 새벽에 몰래 빠져 나갔다. 31일에도 수비면 김모씨, 입암면 정모씨 농가에서 일하던 여성과 남성 근로자 각 1명씩이 무단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3일에도 수비면 정모씨 농가의 근로자 4명과 수비면 김모씨 농가 근로자 1명이 추가로 빠져 나가는 등 지금까지 모두 9명이 잠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양군과 농가들은 이들이 대부분 새벽녘에 외부인과 만나 승용차로 지역을 빠져 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CTV 추적 등을 통해 발빠른 신변확보로 추가 이탈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가의 신고를 받은 영양군은 대구 출입국관리소에 유선으로 이탈 신고하고, 5일까지 정식 서면 신고를 통해 이탈자 및 외부 인력업체에 대한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영양군은 외국인근로자 무단이탈과 관련 외부 인력업체 개입 가능성을 추정한다. 대규모 연쇄 무단이탈로 확대되지 않도록 계절근로자와의 이탈 방지 협약 체결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영양군은 무단이탈 근로자들이 불법체류 신분으로 확정될 경우 농가별 손실에 따라 국제변호사를 통해 농가당 최대 10만불의 피해보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외국인계절근로자 무단 이탈은 국내 농촌 들녘과 산업 현장의 일손부족 심화에 따른 품삯 고공행진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적 절차를 받아 들어온 외국인계절근로자들은 하루 8만원~10만원의 품삯을 받은 후 일정 금액을 숙식비로 내 놓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 농촌 지역에서 하루 품삯이 12만원~20만원까지 치솟은 상태에서 이들에게 높은 품삯을 미끼로 접근하는 인력업체들의 유혹은 뿌리치기 쉽지않다.

심지어 인력업체들은 일손이 급한 농가들에게 1~2만원의 웃돈을 요구하면서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영양지역 곳곳에는 인력업체를 통해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농가에 공급되고 있다. 줄잡아 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단속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영양군 관계자는 "우즈벡 이주청과 출입국과 경찰, 영양군이 협력해 조기에 자진복귀토록 유도하고 더이상 이탈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가뭄에 단비처럼 들어와 일손을 해결한 외국인근로자들이 불편없도록 노력했는데 이탈하면서 농가들이 한 해 농사를 망칠까 허탈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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