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와 함께] 태양광 설치 후 15년, 점검·관리는 딱 한 차례뿐?

부실한 사후관리 이용자 불만…지붕 위에 있어 청소 엄두 못 내
비둘기 집 짓거나 새 배설물 쌓여…업체는 문 닫아 서울서 내려와야
설치 후 점검은 3년차에 딱 한 번…관리 사실상 손 놔
에너지공단 "하자 보증 기간 끝나 관리는 소비자 몫"

3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단독주택 모습. 태양광 패널이 지붕 위에 설치돼 있다 보니 청소 등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3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단독주택 모습. 태양광 패널이 지붕 위에 설치돼 있다 보니 청소 등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는 주택 태양광 발전의 설비가 부실한 사후관리로 이용자의 불만이 크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한 단독주택에 사는 류모(80) 씨는 지난 2007년 한국에너지공단의 권유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류 씨가 400만원을 부담하고 공단이 일부를 지원했다.

설치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공단이나 설치 업체가 설비를 점검·관리한 건 2010년 2월 한 차례 뿐이었다. 태양광 패널이 지붕 위에 설치돼 있다 보니 청소는 엄두도 못 내고,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 사이 태양광 패널 주변은 비둘기가 집을 짓거나 새의 배설물 등이 쌓였다.

류 씨는 "이 동네 주민 중 나와 비슷한 시기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다른 집도 관리가 어려워 고장난 줄도 모르고 쓰거나, 패널이 더러워져도 청소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류 씨는 점검이 가능한지 알아보고자 한국에너지공단 고장접수 지원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설치 업체의 대구지사가 이미 문을 닫았고, 애프터서비스(A/S)를 받으려면 서울 본사에서 점검 인력이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 점검 항목에는 태양광 패널의 청소 등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류 씨는 "태양광 패널이 지붕에 설치돼 있어 더러워져도 청소하기 어렵다. 업체에선 '자녀라도 불러서 청소를 맡기라'는 대답만 했다"며 "정부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만 해 놓고 사후 관리 부분은 아예 손을 놓고 있어 '괜히 설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에너지공단 측은 하자 보증 기간인 5년이 지났기 때문에 관리는 개인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주택 태양광 발전 설비 지원사업으로 설치한 경우 하자 보증 기간이 끝나면 관리는 설치한 사람의 몫으로 넘어간다"며 "수리나 점검이 필요하면 다른 업체를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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