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법사위원장 재논의 움직임…국민의힘 '발끈'

민주 "의총서 자리 양보 재검토"…김기현 "잉크 마르기도 전… 국회 수렁" 경고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3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3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 후반기(2022년 6월)부터 법제사법위원장을 제1야당에서 맡기로 한 여야합의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의 갈등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여당이 당내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 지도부의 법제사법위원장 양보결정을 국회의원 총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하자 이번에는 제1야당이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없던 일'로 만들 것이냐"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여당 지도부의 위신을 고려해 법제사법위원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법안처리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두고 여야가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기로 한 여야 합의와 관련해 내주 중 의원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법제사법위원장 양보합의에 대한 당내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의총 개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 지도부에 재고를 공개 요청한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를 포함해 추미애, 김두관 경선후보도 법제사법위원장 협상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일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이미 지난주 임시국회 대비 및 법사위 관련 의총 소집 요구가 있어 빠른 시간 내 의총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 국민의힘은 발끈하고 있다. 기껏 합의한 내용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3일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깬다면 국회를 수렁으로, 진흙탕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이라며 "최종 합의를 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다시 플러스를 하거나 마이너스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달 23일 현재 민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장을 21대 국회 후반기에 국민의힘에 넘기고 법사위 권한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정치권에선 여당 내부의 반발이 법제사법위원장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이 법안 처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결정한 사안을 아무런 소득도 없이 번복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반대의견이 쏟아지는 의총결과가 야당과의 법사위원장 권한축소 협상에서 여당이 나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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