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가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동안 윤 후보가 진영을 넘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입장이었기에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첫째, 그동안 윤 후보가 공언한 '중도 확장'은 실패했다고 본다. 지난 객관적인 여론조사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둘째, 지금까지 윤 후보 캠프의 전력으로는 언론과 여권의 검증 공세에 대해 제대로 방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당이라는 보호막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셋째, 어차피 국민의힘 후보가 되겠다고 수차례 말해 왔기 때문에 '언제 입당할 것이냐?'를 두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것은 현명하지 못했다. 넷째, 지지율이 하락 추세였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지난 일요일 이후 발표된 3곳의 여론조사에서 상승한 지지율은 윤 후보의 입당 결단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과연 우리 사람일까?'라는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은 '윤석열=정권교체'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차피 대선은 51대 49의 싸움이다' '국민의힘 입당을 통해 중도를 포기한 것은 아닌가'라는 비판도 있지만, 외연 확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되고 나서 '정책·공약'과 '인물 영입'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젠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1일 1구설수'라는 지적은 뼈아프다. 준비가 덜 되었다는 방증이다. 구설이 계속 쌓이면 대선후보로서의 자격을 의심받게 된다. 당분간은 정제되고 준비된 말만 하는 것이 옳다. 자유롭게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다 보면 말꼬리 잡기식 공격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당내 경선 과정 중에 나올 '검증'이라는 허들을 어떻게 잘 넘느냐가 관건이다. 그리고 윤석열의 비전과 공약을 어떻게 준비하고, 국민에게 선보일 것인가이다.
경선이 5주 연기됐지만 지난 한 달간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한마디로 '감정싸움'이었다. 정책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네거티브라는 날카로운 창끝만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후보 간 논쟁은 선을 넘은 느낌이다. '바지라도 벗을까요'로 시작된 신경전은 '적자-서자' 적통 논란으로 확대되었다. 급기야 '백제 발언 등 지역주의' 언쟁을 넘어 '소 잡는 칼-닭 잡는 칼'의 능력 논란으로 치고받았다. 그것도 모자라 이재명 측은 "카운터 펀치를 날릴 준비 중이다", 이낙연 측은 "이 지사는 한국형 트럼프다"라는 막말까지 주고받았다. 급기야 이재명 측에서는 이낙연 측의 오영훈 의원을 선관위에 신고했다. 그러다 보니 이재명,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 추이'와 민주당 후보들 간의 경선은 덧셈이 아닌 '뺄셈 경선'이 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비극은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으로 시작됐다. 지난 몇몇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만 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경선 과정이 격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최종 대선후보가 선출되더라도 경선에서 진 후보 측 지지자들은 경선 과정의 앙금 때문에 흔쾌히 승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는 지지층이 분열되면 이길 수 없기에 당 지도부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송영길 대표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경고'하고, 원팀 협약식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대선후보 선출일인 10월 10일까지 양측의 싸움은 더욱 격화될 것이 뻔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천500명을 넘나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너무 힘들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다고 호소한다. 이런 판국에 대선후보들이 '감정싸움'에 매몰되는 것은 국민에게 너무나도 불행한 일이다. 현재 집권 여당 후보들이 자제하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만 더욱 키울 것이다.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물을 깊게 파고 싶다면 일단 넓게 파라'는 격언을 행하라는 것이다. 깊고 넓게 파는 것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지도자의 역할은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포용, 대화, 타협, 조정에 있다.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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