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습기·고온 약한 애자, 대구도시철 3호선 또?

야외 지나는 지상철 장비 파손 우려…3년 전에도 비슷한 이유로 멈춤 사고
대구도시철도공사 "이달 중 전구간 애자 성능시험, 애자 일부 5년마다 교체"

26일 오전 9시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오전 6시40분부터 도시철도 3호선 열차의 운행이 2시간 넘게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6일 오전 9시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오전 6시40분부터 도시철도 3호선 열차의 운행이 2시간 넘게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최근 대구도시철도 3호선 운행중단이 절연장치인 '애자' 파손으로 밝혀지면서 일각에서 재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8년에도 같은 이유로 열차가 멈춰선 데다 도자기로 된 애자의 경우 습기에 취약해 유지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6시40분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용지역에서 회차하던 한 열차가 전차선 애자 2개 파손으로 멈춰섰다. 다른 구간 애자에 비해 하중이 두 배 이상 누적된 데다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전동차 충격하중도 더해진 탓이다. 해당 열차가 고장나면서 애자 교체가 끝난 오전 8시50분까지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체 운행도 2시간 이상 중단됐다.

애자 파손으로 열차가 멈춰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0월에는 거듭된 강풍에 궤도빔 양쪽을 이어주던 핑거플레이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애자를 파손시켜 3호선 전체 선로의 운행이 4시간 가까이 중단된 바 있다. 2014년에는 서울지하철 4호선 금정역에서 애자가 폭발해 승객 11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지역 전문가들은 이번 운행 중단을 두고 습기와 온도가 높은 여름철이면 애자 파손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애자 소재 특성상 습기에 취약해 야외에 노출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설비의 경우 파손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구 한 설비 관련 전문가는 "도자기 소재의 애자는 절연성이 우수한 반면 수분과 시멘트의 화학반응에 취약한 특징이 있다. 최근 대구에 비가 많이 내린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도자기 소재는 국내 송전설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종류다. 외부 환경에 취약한 만큼 대구도시철도 3호선처럼 야외에 노출된 시설이라면 사고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애자 고장으로 인한 사고의 재발 방지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이달을 시작으로 2년 마다 전구간 애자의 성능시험을 실시하는 한편 이번 사고처럼 분기기에 있는 애자를 5년마다 교체하기로 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유지보수 및 점검체계를 정비해 같은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겠다"며 "전문가 자문회의를 구성해 장기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앞으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시민들에게 빠르게 알리는 데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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